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그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산(産) 초코파이’가 평양 시장에서 최근 자취를 감췄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당국의) 단속 강화로 아랫동네(한국) 초코파이가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면서 “한국 제품을 시장에서 파는 행위를 단속한다는 포치(지시)가 내려온 이후 시장에서는 중국에서 들여온 것과 자체 개발한 ‘초코파이’만 남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평양 시장에서는 용성식료공장에서 생산된 초코파이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양도 적고 맛도 없어서 주민들은 웬만해서는 사먹으려고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해 처음 나왔을 때와는 다르게 찾는 주민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남한 초코파이는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공급됐지만, 이들이 먹지 않고 시장에 내다팔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 상품이었다. 남한 초코파이는 시장에서 1개당 약 15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북한산 초코파이는 표면에 ‘초코파이’ ‘초코찰떡’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자세히 보지 않고서는 한국산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단속 임무를 받고 있는 보안원들은 최근 시장을 돌면서 중고 옷가지 등 한국 제품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빼앗고 있다. 그동안 한국 상표를 떼고 들여와 유통이 되던 한국산 옷 등의 제품 유통이 당국에 의해 차단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일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동원해 남북 관계가 경색된 것에 대해 대남 비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류(韓流) 분위기가 주민 사상 교양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분석이다.
소식통은 “조용히 돌았던 한국 드라마 (CD) 알판도 단속 강화로 쏙 들어갔다”면서 “(당국은) 대결 분위기 속에 남조선 탓을 외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아랫동네 문화를 즐기는 것을 가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평양과는 달리 다른 도시 시장에서는 한국산 초코파이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지난해 말 두 달가량 ‘한국 초코파이에 해괴한 물질이 있다’는 소문이 돌자 초코파이가 시장에서 안 보이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많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데일리NK는 지난달 18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이 남한 기업이 간식으로 제공하는 ‘초코파이’를 걸고 내기 경기를 하는 일도 연출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