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 핵 강조보다는 대외 메시지에 집중?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치러지는 이번 회의에서 어떤 중요 사안들이 논의되고 결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권을 행사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헌법 제·개정 ▲국가 대내외 정책 수립 ▲고위직 선출 및 임명 ▲예산 심의·승인 등의 권한을 가진다.

통상 북한은 매년 4월에 우리의 정기국회 격으로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입법과 인사, 예·결산 등의 안건을 처리해 왔다. 올해도 이 같은 관례에 따라 법령 개정이나 인사, 예산 승인 등의 문제들이 논의·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1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9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2018년 예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으며, 예산편성안을 최고인민회의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남북관계 발전방향과 북미대화에 대한 전망을 분석·평가하고, 향후 대응방향과 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남북·북미관계와 관련한 대외정책에서 일종의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아울러 이번 회의는 오는 27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북핵문제에서 중요 결정이 내려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을 명시했고, 2013년 4월 제12기 7차 회의에서는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하는 등 핵 보유에 대한 법제화 작업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회담 전 선제적으로 핵 보유와 관련된 법 규정을 손 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주요 기구의 인사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회의가 개최되면 국가기구 중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최고인민회의, 국무위원회의 파워 엘리트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회의를 통해 북한의 국가기구에서도 세대교체가 더욱 진전되고 김정은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정 실장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교체가 확실시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국무위원회 위원 중 김기남, 김원홍, 리만건, 황병서가 소환되고 박광호, 정경택, 태종수, 김정각이 각각 보선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밖에도 북한이 올해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경제발전에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경제 분야와 관련해 중요한 입법 결정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 김정은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의 세 번째 해인 올해에 경제전선 전반에서 활성화의 돌파구를 열어제껴야 하겠다”며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이틀 앞두고 열린 당 중앙위 정치국회의에서도 이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번 최고인민회의 개최일은 김정은 당 제1비서 추대 6주년이기도 하다. 북한은 김정은공식 집권 후 제12기 5차(2012년 4월), 6차(2012년 9월), 7차(2013년 4월), 제13기 1차(2014년 4월), 2차(2014년 9월), 3차(2015년 4월), 4차(2016년 6월), 5차(2017년 4월) 등 총 8차례에 걸쳐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했다.

앞서 지난해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4월 11일에 개최됐다. 북한은 당시 회의에서 19년만에 산하기구인 ‘외교위원회’를 부활시키고 위원장에 리수용을, 외교위원에 리룡남, 리선권, 김정숙, 김계관, 김동선, 정영원 등 6명을 선출했다.

당시 회의에서 북한이 대남(리선권), 대미(김계관), 대외경제(리룡남) 분야의 핵심들을 외교위원으로 선출함에 따라, 꽉 막힌 대외관계를 풀어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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