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과 유사)이 최고인민회의(국회)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탈북민 재입북 회유 공작을 강화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9일 알려왔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탈북민들의 재입북과 선거 참여를 활용해 체제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우리 나라의 선거제도’라는 기사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선거제도는 지배계급의 권력 연장 수단에 불과하지만 자국의 선거는 인민이 주인되는 가장 민주적이고 인민적인 제도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체제 우월성 선전의 구체적인 결실로 탈북자 재입북에 성공할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치기반 재확립과 주민 결속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선거 한 달 전부터 보위원들이 탈북민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해외로 탈북한 주민들이 선거기간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직장과 집도 그대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선거를 앞두고 주민등록 점검을 계기로 국경연선 도시에서 장기 실종자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담당 보위 지도원들에 대한 비판 사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조국 수호에 ‘눈뜬장님’이 되지 말라는 비하 발언까지 있었다고 한다.
지역 보위부에서는 선거 기간 탈북민 가족과 사업을 강화해 재입북 공작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하달됐고, 보위지도원들이 가족을 찾아가 탈북자의 재입북을 회유하거나 보위원이 직접 탈북자와 통화해 설득하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고 한다.
소식통은 온성군 보위지도원이 딸이 장기 실종(탈북으로 추정)된 노부부를 찾아가 ‘남은 여생은 딸과 함께 살아야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직접 통화해 딸을 설득하겠으니 전화가 오면 즉시 알리라는 말까지 전했다고 한다.
이 보위지도원은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조국으로 돌아와 선거에 참가하면 정부의 보장을 받아 생활할 수 있으니 다른 나라에서 인간 대우 못 받고 고생할 필요가 없다’며 차분히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러한 회유 공작에 탈북민 가족은 겉으로만 응하는 의사를 보인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노인들도 그렇지만 다른 가족들도 (탈북민) 가족이 연락도 없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고 일단 잡아뗀다. 남조선(한국)에서 돈을 잘 벌어 보내고 있는데 왜 끌어들이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