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된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각 도 대의원들은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평양에 속속 도착, 금수산기념궁전 등 우상화 시설을 참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은 “최고인민회의 참가자들이 3, 4일에 이미 도착해 사전 도착보고를 마쳤다”며 “도별로 모란봉구역에 있는 봉화산여관과 평양체육관 옆에 위치한 창광산호텔에 숙소를 배정받고 정치행사에 동원되고 있다”고 간단히 전했다. 이들이 이동시 버스를 이용하는 모습도 관찰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평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설치된 초소에서 통제가 강화됐다”면서 “며칠 간 외지인의 평양 방문도 제한된다”고 말했다.
탈북자 등에 따르면 북한에선 최고인민회의가 소집되면 해당 대의원들은 3일 전에 평양에 도착해야 한다. 이어 도착 보고를 하고, 숙소를 배치 받은 후 김일성·김정일 우상화물 등을 참관한다. 최고인민회의의 목적에 따라 참관지가 조정되기도 한다. 올해는 ‘인민생활 향상’을 국정목표로 제시한 만큼 경공업공장 등을 견학할 가능성도 크다.
도착 이후 가장 먼저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과 김일성 생가, 동상이 있는 만경대 구역으로 조직적으로 이동해 김일성에 대한 추모행사와 꽃바구니 증정을 갖는다. 김일성의 업적·위대성에 대한 해설 모임 등도 조직된다.
김정일의 영도 업적을 보여주기 위한 사상사업도 진행된다. 김정일의 업적이라고 선전되고 있는 평양시에 건설된 광복거리, 5·1경기장 등을 참관하는 것이다. 저녁에는 중앙당에서 파견된 인솔자의 주도아래 각 도별로 평가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회의를 통해 후계자 김정은의 지위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김정은이 직접 건설을 독려하고 있다는 평양시 10만 세대 건설현장도 참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일성의 탄생일인 4월 15일을 맞아 진행되는 ‘4월의 봄 친선예술 축전’ 참관은 불확실하다. 보통 5일경 진행되던 축전의 개최 소식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개최 3일 전에는 평양의 대표 음식점인 ‘옥류관’도 열지 않는다. 회의 참가자들이 집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평양 출신 탈북자는 “최고인민회의 기간엔 주민들과 체류 외국인들도 옥류관을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평양에 들어서면서 통제도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와 정기적으로 통화하고 있는 한 탈북자는 “현재 중구구역, 평천구역, 보통강·모란봉 주변 여관들에 대한 숙박검열이 강화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은 국가명절 때나 중요 정치행사가 평양에서 개최될 때마다 특별경계기간을 설정하고 지방 주민들의 평양 출입이나 체류를 차단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는 보통 3, 4일이 경계기간이다.
한편, 최고인민회의가 열리기 이전에 지방의 각 동에서도 ‘최고인민회의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성과로 맞이하자’는 제목의 인민반회의와 여맹총회가 개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관심 없다. 잘 먹고 잘 사는 회의가 됐으면 좋겠다” “어차피 박수만 치고 손만 들었다 내렸다 할텐데 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가의 예·결산을 심의·의결하고,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의 인사 등이 이뤄지지만 실상은 김정일과 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것을 주민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