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만 ‘1호 전투근무태세’ 하달한 北… ‘모의 타격 훈련’도 예고

'호국훈련' 대응 차원인 듯...소식통 "동기 훈련 前 기계화 부대 동원 태세 능력 점검"

북한군 기계화 장갑부대 훈련.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최근 북한군이 전군(全軍) 훈련소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하고 기계화 부대를 중심으로 ‘모의 타격 훈련’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총참모부 작전국은 지난 22일 이 같은 명령을 전신(電信) 지시로 하달했다.

구체적으로 전군 훈련소들의 지휘부 갱도훈련을 23일부터 내달 6일까지 15일간 진행하고 임의의 시각에 기동타격 지점으로 이동해 상급 참모부가 정하는 목표를 소멸하기 위한 만단의 태세를 갖출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시는 우리 육·해·공군과 해병대 합동 전력의 작전역량 강화를 위한 야외기동훈련인 ‘2021년 호국훈련(25일~내달 5일)’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 ‘2021년~2022년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 보장을 위한 훈련 준비 기간’을 실시 중인 북한군에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10월과 11월은 월동 준비 및 훈련 준비 시기인데 상급참모부(총참)의 15일간 지휘부 갱도훈련과 기동타격, 훈련소별 1호 전투체계 진입(돌입) 명령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훈련소가 대표적인 ‘마흐노 부대(19세기 러시아의 무정부 군벌)’라는 점을 인지한 상부에서 기강(紀綱)을 한 번 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동 실전 훈련 중심으로 진행될 이번 동기 훈련(12월~내년 3월)의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군 당국이 기계화 중심 부대인 훈련소들의 동원 태세 능력을 점검할 필요성을 인지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북한 총참모부 작전국은 하달한 전신 지시에서 전군의 훈련소들을 동, 서 군으로 나눠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하도록 명령했다. 즉 동, 서부 훈련군에 각각 3개 훈련소 기계화 부대들이 망라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부대들은 갱도훈련에 돌입한 각 지휘부에 내려지는 총참의 명령에 따라 선택된 목표 지점 타격 훈련을 집행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전체 훈련소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훈련준비, 월동준비, 외부 작업 인원으로 훈련에 100% 집중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다만 향후 책임과 처벌을 면하기 위해 중심 훈련인 ‘지휘부 갱도 훈련’ 참여 인원은 최대 95% 넘게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1호 전투근무태세=언제든 전쟁이 일어나면 전시태세로 전환할 수 있는 작전근무체계를 말한다.

여기서 ‘1호’를 사용한 것은 말 그대로 무력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의지를 담아 실전에 버금가는 근무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최고사령부나 총참모부에서 하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무력 최고사령관만이 하달할 수 있는 ‘전시체계’ ‘준전시체계’ 등과 구별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총참모부가 내릴 수 있는 평시 상태의 최고 높은 단계의 근무태세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총참모부는 지난해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 후 동서해 함대를 중심으로 이 근무체계를 발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