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후보 ‘北인권’ 시각도 주요 선택 기준 돼야

이번 4·9총선은 여야 간 커다란 쟁점이 없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매 선거마다 되풀이 되는 것이긴 하지만 각 당이나 후보들은 정책이나 이념면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상투적인 정치 공방에 힘을 소진하고 있다.

또한 후보들 중 상당수가 뉴타운 건설이나 개발 규제 해제 등 단기적 지역 현안들에만 매달려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총선이다 보니 지역 공약이 앞서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국가적으로는 향후 4년간 대한민국을 이끌게 될 대표자를 뽑는 선거에서 단기적·당략적 공약과 구호만 난무한 현실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현재 한반도의 정세는 북한의 핵 문제라는 중요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 문제는 나아가 북한이란 존재가 대한민국의 장래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주요 변수’라는 사실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국회의원의 자질에 있어 대북 문제에 대한 확고한 지향과 주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외에도 세계 보편의 가치로 국제사회로부터 큰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 각 후보가 어떤 시각과 자세를 지니고 있는지도 유권자의 주요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지난 7일 ‘북한인권단체연합회(북인련)’가 북한인권 개선에 ‘적극적 후보’ 15명과 ‘적대적 후보’ 20명의 명단을 발표한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북인련은 ‘북한인권 적극적 후보’로 권영세(한·영등포을), 나경원(한·중구), 박진(한·종로), 신지호(한·도봉갑), 심재철(한·안양동안), 전여옥(한·영등포갑), 전재희(한·광명을), 황우여(한·인천연수), 황진하(한·파주), 허용범(한·안동), 송영선(친박·비례), 엄호성(친박·부산사하갑), 함승희(한·노원갑), 이회창(선진·충청예산), 이경재(무소속·강화을) 등 15명을 꼽았다.

이에 대해 북인련 측은 UN총회에서 한국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지지, 노무현 정부 북한인권 소홀 정책 비판, 국군포로·납북자·탈북자 문제에 대한 활동여부, 북한인권법 발의 등을 근거로 명단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인권 적대적 후보’에는 김교흥(민·강화갑), 김태년(민·성남수정), 김원웅(민·대덕), 김효석(민·담양곡성구례), 김현미(민·일산서), 문병호(민·부평갑), 백원우(민·시흥갑), 선병렬(민·대전동), 손학규(민·종로), 오영식(민·강북갑), 우원식(민·노원을), 이기우(민·수원권선), 이인영(민·구로갑), 임종석(민·성동을), 정봉주(민·노원갑), 정청래(민·마포을), 지병문(민·광주남), 최재성(민·남양주갑), 이상민(선진·대전유성), 임종인(무소속·상록을) 등 20명이 속했다.

이들은 2004년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주한 미국 대사관에 보내는 등 북한인권개선에 ‘부정적’인 활동을 해왔다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햇볕정책’을 간판으로 내걸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를 사실상 외면해왔다. 이러한 열악한 여건 아래에서도 일부 정치인을 비롯해 언론계·학계·시민운동 진영은 국내외에 북한인권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음으로 양으로 애써왔다.

이처럼 당장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소신을 버리지 않고 묵묵히 일해 온 후보들에게는 이에 대한 합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북한인권 문제를 정략적을 접근했다가 입장을 번복한 후보라든지, 인류보편의 가치인 인권의 문제를 ‘민족 내부’의 문제로만 바라봤던 후보들이 누구였는지 유권자들은 꼼꼼히 가려봐야 한다.

후보들뿐만 아니라 어느 당(黨)이 북한인권 문제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18대 국회에서는 ‘북한인권법’‘전시납북자 관련법’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들 법안에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할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물론 북인련의 ‘명단’ 자체가 절대적인 분류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각 후보들이 과거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소신을 피력해 왔는지 일부 확인해줄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자신이 걸어온 길로 평가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 평가는 이제 국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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