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에 유탄맞은 정전협정

김동민(22) 일병이 최전방 GP에서 총기를 난사해 장병 8명이 숨진 대형참사가 빚어지면서 남측의 정전협정 위반사실이 함께 드러나는 바람에 유엔군사령부, 군 당국이 뜻하지 않은 고민거리를 떠안게 됐다.

군 당국은 사고 이후 끝없이 제기되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현장 공개를 거부했으나 사건발생 이틀만인 21일 오후에야 보도금지 등을 전제로 취재진의 접근을 허용했다.

군 당국은 이 과정에서 “GP 전경이 언론에 보도되면 위치가 노출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사실상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비보도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군 당국 스스로 아군이 비무장지대 안에 설치한 GP와 각종 화기들이 정전협정 위반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정전협정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20일 특별조사단을 급파해 GP내 설치 보관된 각종 화기와 시설물을 둘러보는 등 현장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위는 북한측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 올 것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 제2조 ’정화 및 정전의 구체적 조치’는 비무장지대 내 모든 폭파물과 지뢰원, 철조망 및 기타 군사정전위원회 또는 공동감시 소조인원의 통행 안전에 위험이 미치는 위험물을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측에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을 일삼아 온 북한 역시 비무장지대 내 GP를 설치해 운영 중인 점을 감안하면, 아군 피해로 귀결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삼스럽게 정전협정 위반을 문제삼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2001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밤을 주으러 군사분계선(MDL)을 1~2m 넘는 등 남북한 간에 사소한 위반까지 포함하면 정전협정 위반사례는 정전 이후 70만 건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핵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북측이 유엔사 해체를 강도높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입장”이라며 “일단 북측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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