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성적표에도 김정일 방중성과 띄우기 한창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방중 성과 축하공연이 벌어지고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국경까지 부친을 마중 나가는 등 전에 없던 일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조치는 김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고 중국방문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후계자 김정은의 위상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 위원장의 중국 비공식방문 성과를 축하하는 조선인민내무군 협주단의 음악무용종합공연이 열렸고 김 위원장과 김정은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공연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 대한 북한의 보도 관행으로 미뤄 하루 전인 28일 저녁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귀국한 다음 날 방중 성과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린 것으로 2000년부터 이뤄진 김 위원장의 일곱 차례 방중 가운데 이 같은 `자축연’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김 위원장의 방중 성과를 우방 대사들이 축하하는 전문을 보내왔다는 식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을 선전하는 보도는 있었지만 공연까지 열어 김 위원장이 참석한 적은 없었다.

이제 반년 여 밖에 남지 않은 강성대국 진입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통해 정치·경제·외교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내외에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이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등을 이끌고 국경까지 나가 부친을 마중하고 북한 매체가 이를 공식적으로 알린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후계자가 마중을 나가는 `이벤트’로 김 위원장의 방중 효과를 극대화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후계자가 북한을 `무사히’ 지켰음을 내보이면서 김정은의 위상을 과시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1980년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김일성 주석이 1982년 9월 방중했을 때 김 위원장이 평양역에 나가 부친을 전송하고 귀국길도 마중하면서 `2인자’의 입지를 선전한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마중과 공연준비 등을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한 김정은의 충실성을 과시함으로써 후계자 입지를 다져나가려는 목적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총 6천여㎞에 달하는 중국 방문 여정을 마친 직후에도 김 위원장이 계속된 공개활동으로 건강을 과시하는 점도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귀국 다음날인 28일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고 같은 날 저녁에는 방중 성과 축하공연에 참석하는 등 `인민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29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희천발전소 현지지도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수행단에게 둘러싸여 후계자 김정은과 담소하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다.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국제사회에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분석을 일축하려는 의도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 성과와 존재감을 과시해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기대감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라며 “김정은의 국경 마중도 김 위원장의 방중 성과가 크다는 점을 선전하면서 후계자로서의 위상이 확고함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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