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6년 교과서 천안함 北소행 내용 없어”

총화:학교에서 학습태도, 성적, 조직생활 등을 평가하고 반성하면서 교훈을 찾는 모임


현행 초등학교 5학년 국정 교과서 ‘우리는 하나(생활의 길잡이 5단원)’에서 남한과 다른 북한 소학교 학생들의 생활을 설명해 놓은 대목이다. 남한과 달리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북한에선 어린 소학교 아이들까지 조직생활을 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평가 모임을 북한에선 ‘총화’라고 부르고 남한 교과서에선 위와 같이 서술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에서 주장하는 사전적인 의미만 기술돼 있어 남한 초등학생들이 ‘총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데일리NK가 취재한 결과 이처럼 초등학교 교과서 가운데 통일·북한을 다루는 ‘도덕’, ‘생활의 길잡이’ 등의 내용에 북한의 실상을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상당수 드러났다.









▲초등학교 5학년 ‘생활의 길잡이’ 국정 교과서의 통일·북한 관련 단원./교과서 캡쳐

초등학교 교과서, 北 실상 제대로 전달 못해=학습과 학교 생활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다는 의미에서 ‘총화’는 긍정적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로 북한에선 그렇지 못하다. 총화를 빌미로 김일성·김정일 등 3 부자에 대한 우상화 등 세뇌 교육이 실시된다. 총화에 앞서 반드시 “김일성 수령님·김정일 장군님께서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는 인용구로 시작해야 한다.


또 어린 아이들은 ‘총화’라는 이유로 상호 비판을 해야 한다. 상호 비판을 하기 위해선 서로 감시하게 되고 자아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이러한 상호 비판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총화에 대해 북한 당국이 ‘주민통제’라는 고도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전검열·자유억압 수단이지만 초등 교과서에선 이러한 속뜻을 설명한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총화는 상호비판·감시를 통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 속 가장 큰 고통”이라면서 “자칫 초등학생들이 ‘총화’를 ‘정기적인 반성과 교훈의 시간’으로 미화시켜 받아들일까 염려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멋진 선물’이란 내용의 탈북 청소년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북한 아이들은 남한 아이들보다 몸집이 작다”고 기술해 놓았지만 북한의 식량난과 경제난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의식주에 대해서도 “옥수수·감자 위주의 식생활을 하며 국가가 신분에 따라 정해준 주택에서 산다”며 단편적인 설명만 했지, 북한 아이들이 옥수수 감자 등을 주식으로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술하지 않고 있다.


대남도발 주체·구체적 분단 원인 설명 없어=북한의 대남 도발과 관련해선 분단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고 ‘통일의 당위성’만 강조하고 있다. 특히 3학년 도덕 교과서에는 6·25 전쟁을 소개하면서 소련 스탈린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이 대남 적화통일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구체적인 전쟁 발발 원인에 대한 설명은 빠져있다.


특히 6학년 ‘생활의 길잡이’에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란 내용은 없고 당시 수색작업을 하던 故 한주호 준위에 대한 기술만 있다.


고성호 통일교육원 교수는 “현재 초등학교 통일·북한 교육에는 북한의 특수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내용이 빠져있다”면서 “기만·허위의 나라인 북한의 본질적인 성격을 알려주는 과정 없이 민족공동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통일·북한 교육과 관련된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북한의 총체적 위기에 빠진 원인이 포함 돼야한다”면서 “북한의 인권·경제 문제를 설명하면 어려울 수 있으니 주민들이 불의의 탄압속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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