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이행조치’ 문서화 가능할까

한국과 중국이 25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차기 6자회담에서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합의해 공동문서로 만들기로 함에 따라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측이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문서화해 적극 이행해 나가기로 한 것은 차기 회담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당위성과 그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당위성 차원에서 보면 차기 회담이 지난해 12월 회담에 이어 또 다시 성과없이 마무리될 경우 회담 무용론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없지 않다. 따라서 회담 의제를 초기단계 이행조치로 한정시켜서라도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지난 16~18일 진행된 베를린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의 결과로 참가국들이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를 넘어 차기 회담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은 차기 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배경이다.

북한이 BDA의 자국계좌 동결문제가 해결되어야 핵폐기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던 종전 입장을 사실상 접고 차기 회담에서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합의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차기 회담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아진 게 사실.

이는 북한이 지난 5단계 6자회담에서 BDA 문제 해결을 전제로 5MW 원자로 가동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기 6자회담에서 `합의문서’가 채택된다면 북측의 원자로 가동중단과 IAEA 사찰 재개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교가에서는 차기 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초기단계 조치를 담은 합의문서가 도출된다면 그것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연극의 2막 1장 대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05년 9월 만들어진 9.19 공동성명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말 대 말’의 합의를 이뤄낸 `1막’의 정리 문서였다면 차기 회담에서 도출될 공동문서는 `행동 대 행동’으로 짜여진 9.19 공동성명 이행의 로드맵으로, 북핵문제 2막의 대본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다.

그러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한중이 추진키로 한 `초기단계 조치 합의문서’는 말 그대로 `공수표’가 되는 만큼 회담 마지막 날까지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내주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북미 BDA 실무그룹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가 관심거리지만 북한이 25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유엔개발계획(UNDP)의 대북지원자금 전용 의혹이 회담의 새로운 장애물로 등장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합의문서’의 형태는 9.19 공동성명 같은 `공동성명’이 되어야 한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간 회담 과정에서 참가국 모두가 의미있는 내용에 합의했을때 `공동성명’이 도출됐고 합의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는 지난 해 12월 회담때처럼 `의장성명’이 나왔던 만큼 초기단계 조치에 합의가 이뤄질 경우 성과물은 공동성명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