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인 기록영화 “北에 우울·억압 짙게 깔려”

북한 사회에 짙게 깔린 “우울함과 억압”을 보여주는 한 체코 영화감독의 기록영화가 최근 열린 체코 인권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4일 소개했다.

‘북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72분짜리 이 영화는 과거 공산국가였던 체코의 관광객들이 지난해 5월 엿새간 북한을 둘러본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

영화에는 평양의 거리와 건축물들, 어린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한 관광객들의 소감이 담겼으며, 이들은 “너무 이상하다. 누가 이 공연을 만들었는지 완전 괴물임에 틀림없다”, “과거 공산시절 체코에 대한 일종의 회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오랫동안 공산체제에서 생활한 50∼60대 관광객들은 “북한 공산체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린다 자블론스카(29) 감독은 VOA와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북한에 관한 영화이자 공산체제 붕괴 후 20년간 민주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체코인들에 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공산체제가 끝나서 기쁘다고 말했지만 과거 공산체제에 대해 일종의 향수를 느끼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며 자신도 어린 시절 목격했던 체코의 모습을 북한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상이나 기념비와 같은 건축물들, 공동의 책임의식 같은 분위기, 말을 조심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주의깊게 듣는 등 스스로를 통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특히 비슷했다”는 것.

그는 “실제로 본 북한 사회가 책이나 영화에서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사회 전반에 일종의 우울함, 억압 같은 것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짙게 깔려 있었다”며 개발도상국가들을 많이 여행해 봤지만 이처럼 우울한 감정을 느끼진 못했으며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는 데 2∼3주가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 영화는 최근 체코에서 개봉됐고 11∼19일 열린 체코 인권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VOA는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