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안정 노린 4월행사, 오히려 부메랑될 것”

북한이 15일 대규모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행사를 통해 김정은 체제 등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또한 이날 행사는 김정은의 당·군·정 권력 장악을 자축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이번 행사에 한 해 국가예산의 1/3 수준인 20억 달러를 쏟아 부을 만큼 공을 들인 것은,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해 최우선 과제인 김정은 체제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무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무인공격기, 신형 대전차 로켓 등 역대 최대의 무장력을 공개하는 세레모니까지 진행됐다.


김정은은 지난 11일 4차 당대표자회에서 당(黨)의 수반인 ‘제1비서’로,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는 국가최고 기구 수장인 ‘국방위원회 1위원장’에 오르면서 사실상 권력 승계가 마무리 됐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최룡해는 군 총정치국장과 정치국 상무위원, 국방위 위원, 김원홍은 국가안전보위부장과 국방위 위원에 임명됨으로써 김정일 시대 새 핵심 권력으로 부상했다. 또 김일성 생일 100회를 맞아 군 장교 70명에게 ‘별’을 달아줘 김정은 시대 군내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


김정은은 이날 기념행사에서 처음으로 20여분간 공개 연설을 진행했다. 과거 김일성이 대중연설을 통해 대중 장악력을 높여왔다는 점에서 이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그동안 현지지도에서도 과감한 ‘스킨십’을 보이며 김정일과 다른 모습을 연출해 왔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번 4월 행사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최고 권력 승계를 마무리했다”면서 “이번 김정은의 모습은 김정일과 다르게 대중적이고 공개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도 정책의 변화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선군정치를 통한 유훈’을 강조, 김정일의 정책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선 지난 13일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가 김정은 체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그동안 북한을 두둔했던 중국도 이번에는 달라진 대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로켓발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만큼, 중국도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에 일정정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도 이번 사건으로 (북한에 대해) 기분이 더 나빠졌을 것”이라면서 “공개적으로 (북한 제재를) 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대북제재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 역시 “중국이 입장을 바꿔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대북지원을 멈추고, 제재에 참가한다면 북한에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중국이 이런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 이상 김정은 권력 유지와 통치자금 확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로켓 발사 실험 실패 이후 북한이 준비중인 핵실험을 계획대로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 방송과 회견에서 “이번 로켓 발사는 북한 정권을 더 고립시키고 그들이 집중해야만 하는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면서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로켓 발사 실패로 인한 국제적인 고립은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강성대국 문을 활짝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주민들의 식량난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는 실정이다.


특히 ‘김정은 시대’가 개막을 알리기 위한 축포격인 ‘광명성 3호’가 불과 2분여 만에 공중 폭발, 실패하면서 김정은의 권위 실추 등 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연구위원은 북한의로켓 발사 실패와 관련, “권력층을 정비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민심 문제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로켓 발사 성공을 통한 체제 결속이 요원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이어 “미사일 발사가 정권의 정체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발사를 실패하면서 북한 정권의 정체성에 대한 주민들의 신념이 전체적으로 약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