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보안원이 심한 구타를 당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관련 당국이 피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청진시 송평구역 수성 분주소(파출소) 보안원이 길 가던 행인 두 명에게 구타를 당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그들에 대한 체포령이 내려졌다”면서 “각 직장과 인민반에 담당 보안원들이 파견돼 범인들의 인상착의 등을 묻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보안원이 사망한 사건이라 ‘인상착의가 비슷한 자를 보고 신고하지 않으면 같은 자로 취급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지금 수성 일대는 수시로 숙박검열을 진행하고 보안원들이 낮에도 예고 없이 집집을 수색하는 상황이라 살벌한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사건의 전말은 정확하지 않으나 평소 보안원에 대한 불만을 가진 사람이 먼저 시비를 건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민 대부분은 ‘살기 힘든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단속을 하는 보안원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항’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길 가던 행인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보안원에게 무언가를 물었는데, 보안원이 대답을 건방지게 하자 행인들이 자전거를 빼앗고 도망치려 했다. 이에 보안원은 권총을 꺼내 공방(공발·겨냥하지 않고 엉뚱한 곳에 발사함)을 발사했다. 이에 흥분한 두 사람은 돌아가는 척하다가 다시 보안원에게 다가가 심하게 구타했다.
보안원은 겨우 보안서까지 돌아왔으나 심한 출혈로 사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사건 발생 시 도로에서 이를 목격한 주민들은 많았으나 두 행인의 행동이 너무 거칠어 감히 싸움을 말리지 못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망 사건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생활고를 겪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보안원들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이에 대한 불만으로 발생한 측면이 크다”면서 “5월, 6월 춘궁기는 사회동원과 농촌동원이 많아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시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탈북자는 “북한의 생활난이 지속되고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면 할수록 보안원이나 보위부원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은 날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