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꽃제비 동영상, 북한 현실 축소판

지난 11월 일본 N-TV는 자사에서 방영한 청진시내 꽃제비 촬영 동영상을 7일 데일리엔케이에 제공했다. 다음은 「청진 꽃제비 동영상」중 주요 장면 해설

첫 장면: 카메라는 장마당에서 보이는 대로 쓰레기나 나무조각을 주워담는 노인을 추적한다. 노인은 무언가를 닥치는 대로 주워 담는다. 활발해진 장마당 모습을 배경으로 한 노인의 고달픈 생존이 그려진다.

두 번째 장면: 길거리에 쓰러져 미동도 하지 않는 30대(추정) 남성을 담고 있다. 지나가는 할머니가 아무리 깨워도 반응이 없다. 할머니의 재촉에 눈을 떠보지만 일어날 기력이 없어 보인다.

세번째 장면: 청진 꽃제비들이 생활하는 비참한 현실이 드러난다. 카메라가 위치한 곳은 송평역 앞 광장이다. 역 광장이라 지나는 행인들이 많지만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구걸하는 이들을 어느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신발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장애 어린이들도 눈에 자주 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들이 모여 앉아 담배를 피는 모습도 보인다. 길바닥에 누워 초점을 잃은 시선은 우리를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할 것인가를 우리에게 묻는 듯하다.

바닥에 주저 앉은 여자아이가 연신 온몸을 긁어댄다. 우리사회에서 이미 사라진 이나 빈대 때문인 것같다. 그 뒤로 일본 중고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탄 아이들이 지나간다. 북한에서 자전거 한 대 값이 십 만원이다. 집 한 채 값의 삼분의 일에 해당한다. 그만큼 빈부차이도 크다.

청진역으로 이동 중에 카메라는 철길 위에 누워있는 어린이를 담는다. 이 아이는 햇볕을 쬐며 철길 위에서 자고 있다. 주위에 사람이 지나가도 신경쓰지 않는다.

네번째 장면: 카메라는 청진역에 있는 꽃제비를 촬영한다. 이들은 근처 아이들과 함께 광장바닥에 앉아 술병 속에 있는 김치를 꺼내 먹는다. 이후 카메라는 동상으로 열개의 발가락을 모두 잃어 걷지 못하는 한 꽃제비를 따라간다. 이 아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병 속의 김치를 지키기 위해 주변 아이들과 다투기도 한다.

이후 카메라는 청진역 주변에서 서너명이 모여 담배를 피고 있는 어린이들을 담는다. 그 아이들은 기껏해야 십대 초반으로 보인다. 남루한 옷을 입고 몇 일 동안 씻지 않은 얼굴에 담배로 하루를 지내고 있는 모습이다.

박인호 기자 park@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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