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시 ‘꽃제비’ 재등장

어린 꽃제비들이 공터에서 불을 쬐며 담배를 피고 있다

2000년 이후 북한의 장마당에서 일시 자취를 감췄던 ‘꽃제비’(동냥하는 어린이)가 청진시에 재등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N-TV가 6일 <데일리엔케이>에 제공한 청진시 내부촬영 동영상에 따르면 장마당, 공터, 철로변에 나이 어린 ‘꽃제비’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9~12세 정도로 보이는 ‘꽃제비’ 서너명이 깡통에 화톳불을 피워놓고 꽁초를 피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북한의 ‘꽃제비’는 94~97년 3백만명 이상이 굶어죽는 대아사 기간중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2000년을 기점으로 장마당, 역전 등지에서 차츰 자취를 감추었으나,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꽃제비’가 재등장한 사실이 현지 동영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동영상은 지난해 가을경 촬영된 것으로, 이밖에 15세 가량으로 추정되는 ‘꽃제비’가 철로 침목에서 잠들어 있는 모습, 군인들이 피우다 버린 꽁초를 주워서 피우는 장면, 60대 할머니가 시장주변에서 나무토막 등을 주워담는 모습 등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동영상에 등장하는 ‘꽃제비’만도 2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인구 1백만의 청진시는 북한의 제2도시로서, 청진에 ‘꽃제비’가 다시 등장했다는 사실은 다른 지역에는 ‘꽃제비’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북한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마이너스 성장의 바닥을 치고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굶고 있는 계층이 오히려 더 늘어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 동상으로 발가락을 모두 절단하여 일어서서 걷지 못하고 손으로 기어다니는 어린이

▲ 왼쪽 다리가 없어 목발에 의지하는 여자 어린이. 어린이와 장애우에 대한 사회적 방치는 북한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실제 동영상에서도 자전거를 타고다니는 모습이 빈번히 카메라에 잡혀 있어,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에서 자전거 가격은 집 한 채의 삼분의 일 가격에 해당한다.

청진시 ‘꽃제비’의 재등장은 극소수 상대적 부유층과 대다수 끼니를 거르는 계층으로 양분되고 있는 북한의 경제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왼쪽부터 조선돈 1000원에 성매매를 한 남녀, 위조달러를 유통시킨 남자들과 강간범으로 지목받은 남성이 공개재판을 받는 모습

한편, 동영상에는 주택가 골목에서 성매매, 위조달러와 관련한 공개비판 모습이 육성과 함께 담겨져 있어, 생존을 위한 성매매, 위폐사범이 일반주민들에게까지 퍼져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한다.

2005년 1월 현재, 1달러 북한돈 1700원

북한의 쌀값은 2004년 4월 1kg당 평균 350원선에 거래되었으나, 6월 500원대, 8월 800원대로 올랐고, 9월에는 1천원대로 폭등했다. 사무직 노동자 평균임금은 2천~3천원. 쌀 2~3kg가 한달치 월급이다.

탄광노동자 등 중노동자의 경우 실적 3백%를 달성할 경우, 월급 2만~3만원을 받을 수 있으나, 에너지 부족으로 채탄작업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계획을 달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같은 현상은 7.1 조치 이후 임금제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음으로써 일어난 현상이기도 하다. 북한은 임금제 실시 두 달째부터 노동자들의 임금을 주지 못했으며 일부 ‘빽’있는 기업소는 먼저 은행의 돈을 가져다 노동자들에게 나누어주는가 하면, 힘없는 기업소의 노동자들은 수개월씩 노임이 밀리는 바람에 출근하지 않는 난맥현상이 발생했다.

2005년 1월 현재 북한의 환율은 1달러당 1700원(북한 원화), 중국 1위안당 200원이다.

박형민 기자 phm@dailynk.com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 DailyNK논설 : “정부, 대북지원사업 전면 재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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