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北 ‘아리랑’ 관람 요구 수용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달 2∼4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측은 이번 정상회담 방문 기간 중 ‘아리랑 공연’ 관람을 요청한 북측 제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 실장은 청와대의 북측 아리랑 공연 관람 수용 이유로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손님으로서 초청 측인 북측의 입장을 존중할 필요성 ▲과거 대결적 관점에서 벗어나 상호 체제 인정∙존중 차원에서 접근할 때가 된 점 등을 들었다.

백 실장은 “다만, 일부 문제되는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으나 북측도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측의 입장을 고려, 수정하여 공연을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아리랑 공연의 기본 내용은 반미 항전, 체제 선전, 수령 숭배를 골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의 발표대로 북측이 자의적으로 공연 내용을 수정한다고 해서 정치적 색채가 낮아질 지는 의문이다.

2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아리랑) 작품의 종자로부터 구성체계, 형상방도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지도하여 세계적 명작으로 완성시켜주신 분은 김정일 장군님”이라고 치켜 세운바 있다.

또 국내외 인권단체들로부터 ‘아동 학대’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돼 온 ‘아리랑 공연’을 노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이 관람할 경우 인권유린 방조 논란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허만호 아시아인권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정상회담에서 북한 당국에 열악한 인권상황을 지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다는 것은 억압과 인권유린에 시달리는 북한인민의 상황을 연장시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며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했다고 하지만 구차한 변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정상회담 성공과 관련이 없고, 국민적 정서에 반하는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고 이를 시초로 국민적 동의 없는 합의를 남발할까 우려스럽다”면서 “대통령은 북한의 요구에 무조건 끌려갈 것이 아니라 품위를 지키는 행동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동학대 논란이 있는 아리랑 공연 관람을 계기로 차제에 ‘북한인권’ 문제를 남북정상회담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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