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1차 남북정상회담 학습’ 몰두

청와대가 ‘8.28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학습 삼매경에 빠졌다.

청와대는 9일 남북정상회담의 차질없는 준비와 성공적 개최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청와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남북정상회담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 태스크포스는 윤병세 안보정책수석 주재로 매일 오전 1차례씩 모여 의제발굴과 현안대책 및 연설문 검토, 홍보전략 수립, 행사 콘셉트 정리, 일정계획, 자문단 구성 등을 집중 논의하는 회의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의 준비과정과 회담 상황, 뒷얘기 등을 묶은 정부 기록문과 관련 서적, 언론 보도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가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교과서’로 삼고 있는 것은 국정홍보처가 발간한 ‘남북정상회담 백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백서에는 남북정상회담 발표에서부터 준비과정, 회담 일지 및 기록, 소요 예산 등이 망라돼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청와대 내 각 비서관실별로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수행단으로 참가했던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도 병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홍보수석실에서는 당시 박준영 대변인과 박선숙 부대변인을 상대로 통신과 보도 등에 관한 자문을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청와대가 ‘1차 정상회담 학습’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당장 내주부터 북측과 대표단 규모와 구체적 체류일정, 왕래경로 및 절차, 선발대 파견 등 방북과 관련된 제반 세부절차를 논의해야 하는데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2000년 당시에는 남북정상회담 발표를 2개월여를 앞두고 해 준비과정에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나, 지금은 2차 남북정상회담까지 18일 밖에 남지 않아 ‘속도전’을 벌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통신ㆍ보도ㆍ의전ㆍ경호 등 분야별 실무접촉에서 남북 실무진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되는 만큼 짧은 기간 내에 치밀한 전략과 도상(圖上)연습 등을 소화해 내야 하기 때문에 ‘밤샘작업’도 불사해야 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1차 남북정상회담 경험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모든 게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돌발상황 등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한 뒤 의전용 링컨 콘티넨털 차량에 동승하는 ‘깜짝 이벤트’가 연출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1차 정상회담 당시 상황에 대해 구석구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파악해 2차 남북정상회담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방북과 관련된 제반 세부절차에 대해 빠짐없이 점검하고 북측과의 접촉과정에서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미비점들을 보완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은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본다”면서 “이를 토대로 회담 준비과정은 물론, 북측과의 실무접촉에서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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