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감자수확 앞둔 北, 작황 부진 현실화될까?

극심한 식량난을 호소하고 있는 북한이 올해 첫 감자수확을 앞두고 있다. 통상 6월 중순경 수확된 감자는 춘궁기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최근 북한 주민들은 화폐개혁 후유증에 따른 구매력 저하와 국가 배급 중단, 국제사회의 지원 중단 등으로 극심한 식량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데일리NK 소식통들에 따르면 하루 두 끼 이하를 먹는 주민이 전체의 20%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고난의 행군 시기 다음으로 최악의 춘궁기를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로선 올감자(제철보다 일찍 된 감자)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그러나 감자 작황은 예년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FP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료 부족과 자연재해 등을 이유로 올감자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때문에 7, 8월 식량사정도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태진 한국농업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보고에 따르면 올해 봄감자 작황은 예년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주민들의 7, 8월 식량사정도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원장에 따르면 북한은 약 10만ha 면적의 농지에서 감자농사를 짓고 있다. 통상 1만ha당 12톤의 감자 생산량을 예상할 때 전체 120만 톤 정도의 감자수확이 예상된다. 이를 옥수수로 환산할 경우 30만~35만 톤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북한 주민의 한달 치 식량 소비량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생산량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권 부원장은 예측했다. 


북한 당국에서는 2, 3월경 농업성 명의의 포치를 통해 도 농촌경영위원회 별로 올감자 등 식량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는 지시문을 내려 보낸다. 6, 7월 식량부족이 연례행사인 만큼 자체 식량해결을 독려하는 셈이다.


올감자 심기는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0년대 말부터 장려됐다. 주로 배추와 무 등 가을남새(채소) 농사가 끝난 국영·협동농장들에서 올감자를 심는다. 때문에 농사면적은 한정돼 있다.


보통 3월말~4월초 밭갈이를 하고 4월 중순경 씨감자를 심어 6월 중순경이 되면 수확한다. 수확한 감자는 국가 1년 수확물량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각급 농장사정에 따라 농사규모가 결정된다.


이렇게 수확된 감자는 분배 전 농장경영위원회의 권한으로 생산에 들어간 비료 값과 간부 지도사업 당시 사용된 금액을 우선 청산한다. 이후 가을농사 준비를 위한 비료 확보용, 농장 경영비용 등에 분배된다.


이후 경영위원회 간부, 농장 관리일꾼, 농장원 순으로 배분돼 시장에 나오게 된다. 해당 농장원에는 개인당 50kg 미만의 올감자가 배분된다고 한다. 이마저도 최근엔 비료 가격이 급등해 분배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양강도 대홍단 출신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는 농장원을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주인’이라고 하지만 이는 말뿐이다”며 “올감자 수확을 해도 비료 값, 간부사업용 등으로 팔고나면 차려지는 것은 50kg미만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은 자신들의 노력임에도 불구하고 이마저도 고맙게 받았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이미 농장 차원에서 비료 값 등의 명목으로 많은 양의 감자가 시장에 흘러들었기 때문에 농장원들은 시장가격보다 싼 가격에 감자를 도매상에게 넘긴다. 농사일로 바쁘고 판매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직접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할 형편은 못 된다.


시장에서 감자가 유통되면 쌀이나 옥수수 등의 가격은 조금 하락한다. 현재 쌀과 옥수수가 kg당 각각 2000원, 9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작년 이맘때보다 약 4배 가량 오른 가격이다.


전반적인 물가가 화폐개혁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기 때문에 감자가 시장에 나오더라도 식량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구매력이 떨어져 있는 현 상황에서 주민들의 식량수급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감자의 시장유통은 취약계층에 6, 7월을 버틸 수 있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