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단체상봉 이모저모

6.15 남북 공동성명 6돌을 기념한 제14차 이산가족 특별상봉이 28일 2박3일 일정으로 시작됐다.

이날 단체상봉장은 반세기를 훌쩍 넘기고 재회한 이산가족의 울음과 이야기꽃이 이어졌다.

=문학평론가 임헌영씨 北조카 만나=

0…진보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학평론가 임헌영(65)씨가 28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북녘 조카들을 만났다.

6.25전쟁 당시 “조용해지면 금방 돌아오겠다”며 마을 청년들과 함께 집을 나선 뒤 소식이 없던 형 임상환씨 대신 그의 아들 성재(45)씨, 딸 효숙(48)씨와 대면한 것이다.

임씨의 어머니 이술노미(95)씨는 북에서 눈을 감은 아들 상환씨의 장성한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임씨는 조카의 손을 잡고 안부를 물었다.

성재·효숙씨는 삼촌인 임씨가 통일·문학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했다.

상봉장을 찾은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로부터 삼촌이 6.15공동행사 남측위 백낙청 상임대표 등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성재씨는 그제야 웃음을 지으며 한 총재에게 인사하기도 했다.

=’국군포로 동생’은 어디에..=

0…당초 국군포로 가족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던 김시권(83) 할아버지는 끝내 동생 시남씨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상봉장에서 누나 김시인씨의 아들 정영채(61)씨와 딸 청숙(64)씨를 만난 김시권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국군 소위로 임관, 전투에 나갔다가 실종된 동생 시남씨의 소식을 물었으나 북녘 조카들은 동생의 소식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김 할아버지는 동생이 국군포로로 끌려갔다고 굳게 믿고 동생의 소식을 수소문해왔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뒤에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동생의 소식은 알 수 없으며 대신 누님의 자녀가 북한에 남아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 할아버지는 동생 소식을 확인하지 못한 애석함을 누르고 준비해간 집안 계보 등을 보여주며 혈육의 정을 나눴다.

조카 청숙씨는 “어머니가 부지런하고 명주도 잘 짰다”며 김 할아버지의 누님인 시인씨가 몇 해 전 고혈압으로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최고령 한복순 할머니 北며느리 상봉=

0…이번 4회차 상봉 남측 최고령자인 한복순(97) 할머니는 4년 전 북에서 사망한 아들 황인순씨 대신 며느리 김창길(66)씨와 손자 황길룡(42)·황룡(39)씨를 만났다.

며느리와 손자들은 한 할머니를 보자마자 “어머님”, “할머님”을 외치며 큰절을 올렸다.

노환으로 눈과 귀가 어두워 어리둥절해하던 한 할머니는 동행한 작은 아들 황명(70)씨가 “어머니, 형수님과 조카들이에요”라고 귀에 대고 외치자 눈물을 글썽이며 부둥켜 안았다.

며느리 김씨가 한 할머니의 얼굴을 비비면서 손을 꼭 잡고 있는 동안 손자들은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과 가족사진, 훈장을 꺼내 보였다.

다른 사진들은 다 “눈이 침침해 잘 못 알아보겠다”던 한 할머니는 아들 사진을 보자마자 “내 새끼”라며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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