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 잠수함 등 각종 첨단 무기를 제조하는 국내 방산업체들이 올들어 잇따라 해킹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킹의 대부분이 중국과 북한 등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 소속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한국정보통신연구원 산하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서 제출 받은 ‘민간업체 해킹피해 실태’ 자료에 따르면 L사와 H사가 각각 지난 3월과 7월에 해킹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김 의원은 “L사는 휴대용 대공무기 ‘신궁’과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 등을, H사는 이지스함과 잠수함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 두 회사의 주요 컴퓨터 시스템에서 해커들이 심어놓은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며 “해커들은 심어놓은 악성코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빼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국산 첨단무기의 개발비용은 극비에 부쳐지고 있지만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건조비용이 1조원이 넘고, 해성 미사일의 경우 개발비용이 1천억, 한발당 가격은 2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는 또한 “악성 코드를 통해 중요한 정보가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지만 정작 회사에서는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도 모르는 상태”라며 “특히 해킹은 대부분 중국과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돼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지난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공위성 중 우리별 3호, 과학위성 1~2호, 아리랑 1~2호에는 위성의 궤도와 대역폭, 위성이 생산하는 데이터 등을 통제하는 관제(管制) 보안시스템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이에 대해 “대다수 위성은 보안 장치가 없고 최근 발사된 위성은 해외 업체의 보안체제를 그대로 사용해 데이터 조작은 물론 위성을 탈취당할 수도 있는 상태”라며 “독자적인 암호체계를 만들어 탑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