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 백두산 호텔업주 “산 너머 산”

중국 국무원이 1일부터 국가급 자연보호구 등 명승지 내 호텔 신축을 금지하고 기존 호텔까지 철거시키도록 하는 새 조례를 시행한다는 소식을 접한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지역의 호텔 업주들은 “산 너머 산”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업주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의 지린(吉林)성 산하 ’창바이산 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가 애초 11월30일로 정한 1단계 철거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당분간 철거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지금까지 업주들은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가 최근 한국에서 세 차례나 “창바이산을 중국 단독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신청하지 않겠다”고 확언한 것도 관리위의 철거 방침에 확실히 제동을 걸어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렇지만 국무원의 새 조례는 지린성 정부가 추진 중인 백두산의 세계자연유산 등재신청 방침과는 무관하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 지역의 호텔을 철거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으로 느껴지고 있는 것.

특히 관리위는 1단계 철거 시한을 그대로 지났지만 오는 연말로 예정된 최종 철거 시한까지 장백산국제관광호텔과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 대우호텔 등 백두산 지역의 다른 외자호텔까지 모두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여전히 변경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새 조례가 이런 계획에 더욱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이 운영하고 호텔 2곳이 1단계 철거 대상으로 지정됐던 장백산온천관광호텔의 박범용(53) 사장도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점입가경이다. 점점 더 상황이 어렵게 되고 있다”며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지난 14일 관리위가 지정한 철거 용역회사에서 “11월30일까지 자진 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보상금 없이 강제 철거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이를 막느라 동분서주해왔고 철거 시한이었던 전날 철거가 무산되자 겨우 한숨을 돌린 터였다.

박 사장은 “새 조례가 백두산 지역의 호텔을 겨냥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제정 배경에 나름대로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앞으로 대책을 연구해보겠다”며 호텔을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장백산국제관광호텔의 장영호 경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중앙 정부가 그런 방침을 갖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는 호텔에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대우호텔측도 “아직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조례의 구체적 내용을 묻는 등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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