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시한 앞둔 中 백두산 외자호텔 ‘뒤숭숭’

중국 지린(吉林)성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한국인 등 외국인 투자호텔 철거 시한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이들 호텔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지린성 산하 ’창바이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는 지난 9월21일 백두산 북파 등산로 부근에서 영업 중인 외국인 투자호텔 등에 공문을 보내 “연말까지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통지한 바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대우호텔,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 창바이산온천관광호텔, 지린창바아산관광건강오락유한공사 등 한국인 투자호텔 4개와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가 투자한 호텔 1개 등 5개 호텔이 중국측과 합작 혹은 단독투자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호텔은 관리위가 이달 들어 산문 안에 있는 정자 2개를 철거하고 지난 14일 한국인 박범용(53)씨가 지린성 정부에서 건물을 임대해 중국측과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장백산온천관광호텔과 온천별장호텔 등에 대해 “오는 11월30일까지 자진 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보상금을 주지 않고 연말에 강제 철거하겠다”고 다시 통보하면서 “올 것이 왔다”며 긴장하고 있다.

박 사장은 “관리위측이 사전에 이렇다 할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 방침을 다시 통보했다”며 “호텔 철거를 강행한다면 도저히 살아나갈 길이 없다”며 하소연했다.

이번에 철거가 통보된 온천별장호텔은 한국인이 지린성 정부와 합작으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등산로와 함께 관리위가 오는 11월30일까지 철거하겠다고 통보한 1단계 철거대상 14곳에 포함된 곳이다.

특히 장백산온천관광호텔은 1차 철거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었다는 점에서 2단계 철거대상으로 지정된 다른 호텔들도 “조만간 우리에게도 통보가 오지 않겠느냐”며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호텔 업주들은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 대사가 “중국 단독으로 창바이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관리위의 철거 강행 방침이 혹시라도 철회되지 않겠느냐” 희망 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다.

장영호(40) 장백산국제관광호텔 총경리는 “관리위가 호텔 철거를 통보하면서 내세웠던 것이 세계유산 등재였던 만큼 이제 철거를 강행할 명분이 사라진 셈이 아니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한국과 북한 등 관련국 정부가 호텔 철거 문제를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데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외국인 투자를 보호하고 있고 한국측이 철거대상 호텔의 채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관리위가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선양(瀋陽)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지금까지 수차례 서한을 보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데 이어 이번 철거 통보에 대해서도 입장 전달을 검토하고 있으며, 북한총영사관도 지난달 20일 외교 각서 형태로 지린성 외사판공실 등에 협조서한을 보내 장백산국제관광호텔의 철거방침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총영사관은 아예 부총영사 1명을 지정해 지린성 정부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장백산국제관광호텔측은 전했다.

또 지린천상관광호텔의 경우 등산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지린성 정부 및 관리위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측이 “등산로는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대우호텔 역시 중국측 법원에서 파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총 채권 2천900만달러(약27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외환은행, 조흥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한국측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철거 강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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