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 `二重苦’

북한 국영회사 직원 일행 4명이 주헝가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 뒤 이미 국내에 도착한 것으로 28일 확인된 가운데 천영우(千英宇)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의 ‘어정쩡한’ 위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천 실장은 외교부에서 탈북자 문제와 정책을 총괄하는 외교정책실장에 이어 지난 2월부터는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송민순(宋旻淳) 전 차관보의 후임으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라는 중책까지 겸임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천 실장이 6자회담 수석대표로서 북핵 협상을 하는 것이 외교부내에서 탈북자 문제를 총괄하는 외교정책실장 자리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주요 인사의 망명과 탈북자 문제를 일종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기며 강력히 반발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4년 7월 468명의 탈북자가 한꺼번에 동남아 국가를 통해 우리나라로들어오자 고(故) 김일성 주석 10주기에 남측 인사의 조문을 정부가 불허한 것과 묶어 남북대화를 10개월가량 중단시킨 바 있다.

북측은 당시 “남조선 당국의 조직적이며 계획적인 유인납치 행위이자 백주의 테러범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수석대표와 외교정책실장 자리를 조속히 분리해 천 실장이 겪고 있는 ‘이중고’(二重苦)를 덜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6자회담은 지난 해 11월 제5차 1단계 회담 이후 위폐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공방으로 회담이 언제 재개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북핵문제와 9.19 공동성명에 언급된 한반도 평화체제를 전담하는 가칭 ‘한반도평화외교본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외교부는 일단 ‘한반도평화외교본부’가 출범하면 천 실장을 6자회담 수석대표와 함께 이 조직의 장을 맡긴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실장은 ‘한반도평화외교본부’의 출범으로 ‘실장’이라는 꼬리표를 자르기 전까지는 북핵협상과 탈북자 문제를 동시에 다뤄야 하는 부담을 질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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