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베이징 ‘비밀행보’에 관심

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2일 베이징(北京)에서의 일정이나 숙소를 이례적으로 극비리에 부쳐 눈길을 끌고 있다.

천 본부장은 21일 방중한 미국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나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는 달리 공항 귀빈실이 아닌 일반 입국장을 통해 베이징에 입성했다.

그는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 1층 입국장에서 세계 각국 기자들이 뒤늦게 대거 몰려들자 “6자회담이 재개되면 그 때 가서 자세하게 얘기를 하겠다”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천 본부장은 또 주중 한국 대사관 당국자들에게도 이례적으로 자신의 숙소는 물론 23일 귀국할 때까지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도 절대 외부에 누설하지 말도록 엄중 당부하는 ‘함구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 외교 전문가들은 천 본부장이 김 부상과 베이징 시내 모처에서 차기 6자회담에서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 대표 회동을 조용하게 진행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천 본부장은 서우두국제공항 도착 직후 김계관 부상과 만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김 부상과 만날 일정이 없다”고 말했으나 필요하다면 만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또 다른 외교 전문가는 “천 본부장이 숙소 등을 보안에 부친 것은 남북 수석대표 회동 자체를 비밀로 유지해 달라는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앞서 천 본부장보다 2시간30분 정도 전인 이날 낮 12시15분(현지시간) 베이징에 도착한 김계관 부상도 남북 대표 회동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북한은 남한 당국이 “외세에 추종하여 동족을 반대하고 제재하는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말고 북남관계 회복과 통일을 위해 미사일 발사 이후 유보된 쌀과 비료의 지원을 재개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수석대표들은 이번 베이징 비밀회동에서 차기 6자회담 재개 이후 한국이 유보하고 있는 쌀과 비료 지원을 재개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주중 한국 대사관 외교관들은 그러나 “천 본부장의 이번 베이징 방문 일정이 너무 짧아 남북 수석대표들이 깊이 있는 협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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