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北에도 `넌-루거 프로그램’ 적용 가능할 것”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일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북한의 핵시설 해체 및 핵기술자 재교육 등을 추진하는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CTR)’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 본부장은 이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글로벌파트너십을 통한 대량살상무기 위협감소’ 학술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CTR은 구 소련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며 북한에 새롭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CTR은 1991년 미 상원 샘 넌, 리처드 루거 의원의 주도로 만들어 진 법안을 근거로 한 ‘넌-루거 프로그램’으로,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의 핵무기 해체를 돕기 위해 미국이 자금과 기술, 장비, 인력 등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다.

넌-루거 프로그램은 2002년 캐나다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을 계기로 유럽연합과 일본 등이 재정 지원에 동참하면서 글로벌파트너십 프로그램으로 확대됐고 한국도 2004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천 본부장은 북한의 핵과학자 규모가 5천명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고 소개한 뒤 “북한의 핵폐기 단계에 진입하면 북한의 핵과학자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등의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며 “비핵화를 통해 그들이 피해자가 아닌 승리자가 돼야 하며 평화적이고 생산적인 분야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직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수로 문제에 대해 천 본부장은 “경수로가 제공되지 않으면 핵폐기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것 같은데 경수로는 비핵화 과정이 마무리되고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를 따를 때 제공될 것”이라며 “경수로가 완공되는데 6∼7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기간에 CTR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TR의 일환으로 영변 핵시설 부지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해 우라늄 정제 등 평화적 목적의 연구활동을 벌인다면 외화 획득과 고용 창출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천 본부장은 또 평양 등에 원자력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남측이 연구 용역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외국의 국가들이 직접 북한의 핵과학자들을 고용하는 방안은, 북한이 이 정도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 본부장은 핵시설 불능화와 관련, “현재 11개 불능화 조치 중 8개가 완료됐다”면서 “나머지 3개의 조치는 제어봉 제거 등으로 사용후 핵연료봉이 모두 제거된 뒤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핵프로그램 신고에 대해서는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이 될만한 핵물질(플루토늄)은 모두 신고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신고를 하는데는 충분한 준비가 안된 것같다”고 말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신고에 북한이 여전히 미온적임을 시사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