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김계관 대표 베이징 회동 전후

다음번 6자회담 개최 일정 조율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베이징 방문은 언론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22일 베이징에 도착한 남.북의 수석대표는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각각 만난 데 이어 당초 예상했던 대로 23일 낮 오찬 회동을 갖고 6자회담 재개 일정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부상은 베이징 방문 전 베를린에서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아태담당차관보와 회담하고 심층적인 의견 교환을 한 뒤 모스크바로 가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과도 회동해 일본을 제외한 4개국 수석대표들과 일일이 만나는 등의 ’성의’를 보였다.

김 부상이 주인공으로 부각된 일련의 다각 회동 내용은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재개한다는 합의는 이미 본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번 회담 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문제와 실질적인 진전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천 본부장은 “다음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한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고 진지한 협의를 가졌다…다음 회담에서는 모든 면에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회담 재개 일정은 중국이 다른 참가국과 협의해 수일 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정했던 1시간을 40분이나 초과해 천 본부장과 오찬 회동을 가진 김 부상은 회동장소인 베이징 중심가 창안(長安)구락부 입구에서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말할 게 없습니다”라고 말했으나 이어지는 질문공세에 짤막짤막하게 답변했다.

김 부상의 이날 발언 가운데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북한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것은 변하는 게 아닙니까?”라고 한 답변으로, 이는 BDA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핵폐기 협상에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힐 차관보와의 베를린 회담에 대해 만족한다는 뜻을 표시하고, 이어 힐 차관보와의 베를린 회담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일단 “예”라고 대답했다가 약간의 시차를 두어 “긍정적이었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BDA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핵폐기 협상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가 밝힌 것이 있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함으로써 직답을 회피해 여운을 두기도 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북.미 간의 BDA문제 회의가 24-27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가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해 많은 기자들이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서 진을 쳤으나 그의 모습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오보 때문에 오 총재 대신 다른 인사가 BDA회의에 참석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으나 한국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오광철 총재는 물론 그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인사도 베이징에 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BDA회의 개최 일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24일에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김 부상이 직접 BDA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도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것같다”고 덧붙였다.

북한 고려항공 정기 운항일인 이날 서우두국제공항에는 오 총재의 도착 여부와 김 부상의 귀국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기자들이 진을 쳤으나 결국 두 북한 인사의 도착과 귀국 출발 취재는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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