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들에게…“숭고한 그 날의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국립대전현충원에 마련된 천안함 46용사 묘역. /사진=천안함 재단

“천안함 폭침 사건이 몇몇 사람에게만 기억되는 일로 남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청춘을 다 펴보지도 못한 채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우리 국민이 아니면 누가 위로해주나요.”

2010년 3월 26일 사건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박현욱(28) 씨는 천안함 용사들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히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천안함 사건이 오늘(26일)로 벌써 7주기를 맞지만, 사건 당시 장병들의 희생을 고스란히 목격했던 이들에게 천안함 사건은 그저 지나간 일이 아니다.

박 씨는 7년이 지난 지금도 차가운 바다에서 두려움에 떨며 사지를 헤맸을 장병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내 나이 또래 장병들이 천안함에서 희생되는 걸 목격하며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내 관할이 아닌지라 천안함이 침몰하는 상황을 그저 레이더로만 바라보고 있어야 했는데, 스스로가 정말 무기력하게 느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나라를 지키던 용감한 장병들이지만, 사회에 나왔으면 그저 앳된 청년들 나이가 아니었나”라면서 “청춘도 다 펴지 못한 채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용사들을 사회가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최전방에서 근무했던 서진원(29) 씨는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긴장이 고조되자 확전 가능성을 대비해 경계를 높여야 했다고 기억했다. 서 씨는 그 때의 심정을 묻는 말에 “지금 생각해도 손에 땀이 날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다”면서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에 또래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데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그는 “7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은 호시탐탐 도발 기회를 노리고 있지 않나. 천안함 사건이 준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이 언제 또 다시 우리 가족과 친구들을 다치게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청년추모 기자회견. /사진=청년이여는미래 페이스북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매년 3월이면 국가보훈처 주관 추모 행사 등 천안함 46용사의 넋을 기리는 자리가 곳곳에서 마련된다. 특히 정부 기관이 아닌, 일반 청년들이 주도한 추모제나 기자회견이 열려 눈길을 끌기도 한다.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서해 수호의 날을 기념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등으로 희생된 장병을 기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서해 수호 영웅을 추모하는 청년들’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행사를 주관한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는 26일 데일리NK에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천안함 장병들을 국민들이 계속 기억하고 고마워해야, 우리가 앞으로도 풍요롭게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용사들이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최근 어느 고등학생이 천안함 배지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어린 학생들도 이렇게 천안함 사건을 기억한다는 게 어른들로 하여금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3월 셋째주 금요일은 ‘서해 수호의 날’로 지정돼 국가적 차원에서 천안함 희생자들을 기릴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천안함 배지’든 ‘서해 수호의 날’이든 온 국민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 잃은 분들을 계속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대학생 김다원(21) 씨는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을 국민들이 계속 기억하고 추모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느 군인들이 조국과 국민을 위해 일하는 데 앞장설 수 있겠나”면서 “호국영령이 잊히지 않고 기억되는 사회가 돼야 청년들도 나라를 위한 일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전문가도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사건, 목함지뢰사건 등으로 인해 애꿎은 장병 희생자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과연 국군이 북한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겠냐는 비판도 많아진 게 사실”이라면서 “향후 관계 당국이 ‘국가와 국민 수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국방력을 강화한다면, 우리 군의 위상이 제고되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쳤던 호국영령들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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