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최종보고서 주요 쟁점별 정리

국방부가 13일 공개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3월26일 사건 발생 이후 제기된 쟁점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선체변형 형태와 폭발력, 사고해역의 조류 등을 근거로 좌초나 기뢰폭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봤고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로 천안함이 침몰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천안함 우측 프로펠러의 변형, 천안함 선체와 어뢰추진체에 흡착된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 1번 잉크의 출처, 폭발 시뮬레이션 결과 등에 대한 합조단의 조사내용도 설명했다.


◇”좌초.기뢰폭발 가능성 없다” = 보고서는 천안함 선저(밑바닥)에 긁힌 흔적이 없고 선저부에 돌출한 소나돔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볼 때 좌초 가능성은 없다고 명시했다.


좌초를 주장하는 이들이 제기한 의혹인 천안함 우측 프로펠러 손상에 대해서는 함수 쪽으로 동일하게 굽어진 점으로 미뤄볼 때 좌초로는 발생할 수 없고 프로펠러의 급작스러운 정지와 추진축의 밀림 등에 따른 관성력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좌측 프로펠러에는 손상이 없었던 것은 폭발 당시 우측에 비해 상대적으로 받는 압력이 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폭발이 천안함 좌현에서 발생하면서 오른쪽으로 선체가 약간 들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측에 있는 프로펠러는 압착이 되면서 급정지했고 좌측은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정지하면서 변형이 적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기뢰폭발에 따른 침몰 가능성도 배제했다.


보고서는 천안함의 선체손상 형태로 볼 때 수상 폭발하는 부류기뢰는 가능성이 없고 수중 폭발하는 계류기뢰는 당시 빠른 조류와 조수간만의 차를 고려할 때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1977년 우리 군이 백령도 부근에 설치한 육상조종기뢰(MK-6)의 폭발에 대해서는 2008년에 이 기뢰를 수거했고 천안함 선체를 전단할 수 있는 정도의 폭발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봤다.


◇”선체.어뢰추진체에 흡착된 백색물질은 폭발재” = 천안함 선체와 사고해역에서 건진 어뢰추진체에 흡착된 백색물질은 동일한 성분으로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주성분이라고 보고서는 재확인했다.


수중 폭발실험에서도 선체 및 어뢰 흡착물질과 성분이 동일한 백색물질을 얻었으며 흰색물질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알루미늄 소재의 부식물이 아니라 알루미늄이 첨가된 수중폭약의 폭발재라고 결론내렸다.


보고서는 흡착물질이 표면에 치밀하게 밀착돼 있지 못하고 쉽게 분리되는 데다 흡착물질 자체가 단단히 결합돼 있지 않고 푸석한 것도 폭발재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천안함 선체에선 폭약성분이 검출됐지만 어뢰추진체에선 검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어뢰추진체에는 극소량의 폭약성분만 있어 검출이 불가능했거나 폭발 당시 추진체가 뒤로 밀리면서 흡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윤덕용 합조단 공동단장은 “천안함 선체에서도 거즈를 이용해 화약성분을 채취했지만 미량만 나왔다”며 “선체에 비하면 어뢰추진체는 굉장히 작아 검출이 안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뢰추진체에 쓰인 ‘1번’ 잉크가 북한산이라는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1번 표기의 잉크재질 분석을 위해 중국산 유성매직 5점을 분리 분석, 비교 시험했고 페인트 원료에 대해서는 KIST 특성분석센터에 의뢰해 정밀분석을 실시했으나 대부분 국가에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국 식별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TNT 300㎏.수심 7m 상당의 폭발력” = 이 보고서는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의 폭발력을 검증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공개했다.


한국 조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수심 6m에서 TNT 250㎏, 수심 7m에서 TNT 300㎏, 수심 7~9m에서 TNT 360㎏의 폭약이 각각 폭발했을 때 천안함 절단면과 유사한 폭발현상이 발생했다.


1단계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선체손상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폭약량 360㎏으로 수심 7m와 9m에서 각각 2단계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7m에서 천안함 선체 손상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고 9m에선 선체 손상이 경미했다.


미국측은 좌현 3m, 수심 6~9m에서 TNT 200~300㎏ 정도의 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해보면 천안함은 수심 7m에서 TNT 300㎏에 상당한 폭약이 폭발해 침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뢰에 사용되는 고성능 폭약에는 HMX와 RDX가 섞여 있어 TNT보다 폭발력이 크다. 합조단이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지목한 북한산 어뢰 ‘CHT-02D’에는 고성능 폭약 250㎏이 장착돼 있다.


수중 폭발력을 공중음파로 측정하기 위해 한때 동원됐던 ‘레일리-윌리스 공식’은 최종보고서에 적용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레일리-윌리스 공식은 자연의 인과관계를 법칙화한 것은 아니며 무수히 많은 수중폭발실험을 통해서 만든 실험공식”이라며 “환경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3월30일 작성한 문서에서 “기뢰 또는 어뢰가 천안호(천안함) 하부에서 폭발한 경우, 수면 아래 10m 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가정하고 공중음파 신호로부터 레일리-윌리스 공식을 이용해 계산한 폭발력은 약 260㎏의 TNT 폭발에 상응한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