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명박 정부 모든 대북구상 깨트렸다

무엇인가 천안함 밑으로 다가와 위로 터졌다. 그래서 터진 절단면이 밖으로 휘어졌다. 외부 충격이었다는 이야기다. 이 ‘외부’가 북한인지 아닌지를 입증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조사를 해갈수록 “북한의 특이동향 없음”이라 했던 청와대의 초기 진단은 잠꼬대였음이 드러날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로서는 절단면이 너덜너덜한 것이 못내 곤혹스러울 것이다.
 
대한민국 해군 함정을 두 동강 낼 장본인은 소말리아 해적, 빈 라덴의 알 카에다, 필리핀 회교반군 ‘아부 사야프’ 북아일런드의 IRA, 인도 모택동주의 테러리스트 집단 낙살라이트(Naxalite),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페루의 모택동주의 테러리스트 ‘SenderoLuminoso’가 한 짓이 아니라면 남는 용의자는 결국 어떤 자들일까? 이걸 퀴즈 문제로 내면 청계천 광장에서 “인민군은 죄가 없다”고 소리친 자칭 대학생 류(類)를 뺀 정상적인 대한민국 사람들은 아마 거의 다 정답을 맞추고 상금을 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태에 가장 당혹스러워할 당사자는 그래서, 남북 정상회담을 정권적 차원에서 기대 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일 것이다. “한 건 하려 했는데, 날 샛네…”하고. “북한의 공격 의혹이 높아질수록 G20에도 그림자가 드리우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할 것이다. 여기다 금강산 관광 시설물까지 따외이 당할 판이다.
 
이 연장선에서 북한의 소행임이 결국 입중 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 쇼’와 4대강과 세종시 수정안과 교육개혁 녹색성장으로 대미를 장식하려던 그의 업적주의적 대망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그래서 천안함 초기에 청와대는 이 사태를 ‘일상의 무너짐’ 즉 비상사태로 규정하지 않고 “특이동향 없음”운운하며 ‘일상의 지속’이라는 분위기로 끌고 가려 했다.
 
누구의 소행인지, 폭발원인이 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라 해도 일단 군함이 깨졌음을 알았으면 대통령은 즉각 비상사태임을 선언해서 총부리를 369도 방향으로 겨누면서 딱히 북한을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으면서도 “어느 놈 짓이야? 우리는 다 알고 있어, 당장 나와!” 하는 서슬 푸른 전사(戰士)의 자세를 취하는 게 한 나라와 대통령이 취할 바 국격(國格)이요 군(軍)통수권자로서의 기본자세일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는 고사하고 대뜸 생각 한 게 “정상회담 물 건너 가나?” “G20도 깨지면 어쩌나?”였다면 그것은 군총사령관으로서의 대통령의 가장 으뜸가는 행동율(Code of Conduct)가 뭔지를 몰랐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은 군대를 가봐야 한다. 그래야만 군함이 두 동강 났을 때 대뜸 “적의 공격인가?” 하는 본능적인 싸움의 정신이 뇌리와 가슴에 솟구칠 수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기뢰보다 어뢰…”라고 말한 것은 군인으로서의 그런 체질적이고도 직감적인, 그리고 지극히 당연한 군인적 반응이었다.
 
청와대 참모는 그 당연한 반응을 “VIP께서 우려하신다”며 막아섰다. 사실과 진실로 가는 첫 걸음을 몸으로 막은 셈이다. 절단면의 너덜너덜함을 드러낸 오늘의 함선 인양 시점에서 볼 때는 특히 그렇다. 김태영 장관의 말대로 외부의 어뢰 공격으로 가닥이 날 경우, 그 청와대 참모와 그 대통령은 “그때 잘못 짚었고, 홍보적으로 너무 잘못 대처했다”고 자인, 사과할 용의가 있을까?
 
남북정상회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비핵개방 3000 등 모든 환상이 천안함 하나로 다 깨졌고 당연히 깨져야 한다. “꿈을 깨라”는 메시지였다. 북의 소행임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김대중-노무현이 해왔고,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하고 싶어 했을 일체의 ‘햇볕성(性)’ 대북정책일랑 노무현 말 맞다나 “칼집에 넣어서 박물관으로 갖다 놓아야” 한다.
 
천안함에 대한 결말이 나지 않는 한 對北 지원, 經協, 노동절 남북 공동행사 따위도 일체 허용해선 안 된다. 외교적 경제적 국제공조를 통한 제재, 韓美연합사 해체 재고(再考), 북한 함선의 제주해협 통과 금지도 추진해야 한다.
 
아니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하도록 대한민국 진영이 강제해야 한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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