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의혹이 연평도 공격 빌미 일부 제공”

지난 23일 오후 2시 35분, 북한군이 연평도를 향해 해안포와 곡사포 170여 발을 발사해 해병대 2명이 사망하고 군인과 민간인 등 십여 명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는 이번 북한의 포격이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도발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포격 직후 대피소로 피했다가 야밤을 이용해 인천으로 피신한 연평도 주민들에 따르면 포격 당시 현장은 전쟁 상황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민간인이 사는 마을에까지 북한이 포탄을 퍼부은 것에 대해 국민들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포격 당일 북한군은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측의 선제공격에 따른 대응조치라며 책임을 남측에 전가했다. 북한이 남측을 공격하고도 이런 오리발을 내밀 수 있는 것은 천안함 당시 명백한 증거에도 의혹이 끊임 없이 양산되고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창현 바른사회시민회의 상임집행위원은 “당시 친북세력이 극히 지엽적인 문제를 가지고 북한을 돕는 행위를 서슴치 않은 것이 이번 연평도 사건을 일으키는데 일정정도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26일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이 일어난 이후 군 당국은 미국, 스웨덴 등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민군합동조사단을 구성, 수개월 간의 조사를 거쳐 북한이 발사한 어뢰 추진부를 찾아내는 등 북한의 공격에 의한 폭침이라는 부인하기 어려운 조사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천안함 의혹세력들은 좌초와 미수거 기뢰 폭발 등 갖가지 의혹을 제시하면서 정부의 발표를 불신하는 여론을 생산해냈다. 이들은 사실상 군의 조사결과를 배격하면서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역할을 했다. 일부 여당 의원은 천안함이 한미합동 훈련 중 오폭사고로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히려 북한이 천안함 결백을 주장하며 국내 좌파단체나 매체의 의혹 내용을 반복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발생했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는 남측을 공격하고도 적당한 핑계만 대면 대남, 대외 여론 조성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국민 절반 가까이 정부를 불신하도록 국론을 분열시키고, 천안함 폭침 직후 치러진 지자체 선거에서 야당의 약진을 측면 지원하는 효과를 불러 왔다.


물론 천안함은 암암리에 진행한 것이고 이번 연평도 포격은 대놓고 사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남측의 선(先) 포격을 문제삼고 있다. 북한은 “남조선괴뢰들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11월 23일 13시부터 조선서해 연평도 일대의 우리측 영해에 포사격을 가하는 무모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책임 회피를 위해 내놓은 변명에 또 다시 우리 사회에 음모론이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설마 하는 사이 그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24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사격훈련을 서남방으로 했다고 발표한 만큼 서남쪽으로 올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군이 사격훈련을 하다 (포탄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 떨어진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연평도에서 군인이 사망하고 주민들이 불길 속에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북이 이래서는 안 됩니다. 전쟁은 불행을 가져올 뿐입니다.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결과를 정부는 똑똑히 봐야 합니다. 대결로 생겨나는 것은 비극 뿐입니다”라고 말해 포격의 원인 제공을 우리 정부가 한 것처럼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칼럼을 통해 “남측에 대한 북측 군 당국 발표 등을 보면 사태의 원인이 혼란스러워진다. 북측은 연평도 공격 전날과 남측이 연평도 근해에서 실시하는 호국훈련을 맹비난했다는 것으로 “남측이 먼저 우리 영해에 포사격을 했다”는 거다. (중략) 북측이 어떤 의도였는지, 그리고 누가 사태의 책임인지  밝혀져야 한다”며 우리 군당국의 발표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전후 사정이 너무 명백해 논란이 확대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한미가 대화에 나서지 않아 북한을 뿔나게 해 이번 연평도 사태를 불렀다는 원인 제공론과 하루 빨리 북한의 요구사항을 수용해 위기지수를 낮춰야 한다는 평화접근론 등이 확산될 소지가 있다.    


윤 집행위원은 그는 따라서 “이번에는 천안함 사건과는 다르게 누구의 소행인지 명백하기 때문에 북한의 책임을 묻는 일에 힘써야 한다”면서 “국제사회와 연계해 북한의 금융자산을 동결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제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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