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원인규명前 6자회담 재개 불투명할 듯

천안함 침몰원인으로 ‘북한 연계설’이 부각되면서 북핵 6자회담 재개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 초기만 해도 북한과의 직접적인 연계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한미 당국의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천안함 함미 절단면 등이 공개되면서 ‘외부충격’에 의한 침몰로 가닥이 잡히자 한미 양국의 6자회담 관련 입장도 급선회한 분위기다.


천안함 사건이 6자회담 재개의 중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그동안 한미 양국이 주도해온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도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 후로 사실상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커트 캠벨 미 동아태 차관보가 14일 “침몰한 천안함의 인양과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며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이 규명된 이후에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캠벨 차관보는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천안함 사건 원인 규명) 이후 향후 방향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최근 전개된 상황을 바탕으로 다음 조치를 취한다는데 한미 양국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15일 브리핑에서 “천안함 원인규명이 되면 그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부는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한미 양국이 6자회담 재개에 있어서 천안함 사건 원인규명을 중대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안함 사건 초기 미국은 “북한 개입을 추정할 근거가 없다” “(사고 원인을) 추측하지 않겠다”(캠벨 차관보) 등의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러다 최근 ‘북한 연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입장이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가상적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현재 조사 중이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지만 (6자회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정부당국자도 6일 “천안함 사고원인이 어떻게 규명되느냐에 따라 6자회담 재개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북전문가들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기 전에는 6자회담 재개가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외부충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면 북한과의 연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미국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6자회담 재개를 밀어붙이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연루됐다면 한미공조 차원에서도 6자회담 재개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2일 방한한 캠밸 차관보는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 등과 면담을 갖고 양국의 천안함 사건 관련 향후 공동대응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김정일의 방중도 늦어지면서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당초 김정일이 방중하면 6자회담 재개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재 김정일 방중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정일이 방중을 하지 않은 이유가 천안함 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원인으로 북한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 김정일의 ‘방중 효과’가 유명무실화되기 때문에 김정일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홍 연구위원은 “김정일의 방중이 늦어지는 것은 천안함 사건 때문”이라면서 “김정일로서 방중해 경제원조와 6자회담 복귀를 약속했는데, 만약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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