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원인 둘러싼 말다툼이 살인으로 ‘비화’

지난 20일 오후 9시25분께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5리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건설현장 숙소.


이날 밤 이곳에서는 고된 공사 일을 마치고 작업근로자 3명이 다리를 쭉 뻗고 쉬면서 TV를 보고 있었다. 작업반장 박모(55)씨와 중국동포(조선족) 심모(54)씨, 또 다른 중국동포 최모(38)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반주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당시 TV에서는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에 대한 정부 발표 뉴스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서해에서 발생한 민족의 비극은 강원도 산골에서도 재연됐다.


조사결과를 놓고 중국동포 심씨와 작업반장 박씨 사이에 벌어진 시비가 끝내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비화한 것.


박씨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 맞지 않느냐?”라고 말하자 심씨는 “설마 같은 민족끼리 그랬겠느냐?”고 말대꾸하며 반문했다.


그러자 화가 난 박씨가 심씨에게 발길질했으며, 두 사람은 심한 말다툼과 몸싸움을 하며 다퉜다.


두 사람은 또 다른 중국동포 최씨가 “이제 그만 해라”고 뜯어말리자 일단 화해를 하며 TV를 다시 시청했다.


그렇지만, 평소 박씨로부터 ‘일을 잘 못한다’는 핀잔을 자주 들어 감정이 좋지 않았던 심씨.


그는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TV를 보던 박씨를 뒤에서 흉기로 찌른 것.


심씨는 흉기에 찔린 채 달아나던 박씨를 300m가량 뒤쫓아가면서 십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사건 직후 야산으로 달아났던 심씨는 현금 20만원을 찾고서 인근 여관에서 잠을 잤다.


그러고 나서 다음 날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의 아들 집으로 몸을 피해 숨었다. 그러나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통화내용 분석을 토대로 좁혀온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붙잡혔다.


심씨는 경찰에서 “‘북한당국을 두둔한다’며 박씨가 폭력을 휘두르는 바람에 감정이 격해져 그만 일을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심씨는 2003년 3월 단기 비자로 입국했다. 불법 체류자로 떠돌다가 신분을 숨기려고 자신과 성(姓)과 나이가 같은 다른 중국동포의 외국인 등록증 사본을 이용해 다른 사람 행세를 하며 생활했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27일 심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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