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대응, 김정일 ‘돈줄’ 차단이 효과적”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오는 20일쯤 발표될 예정이지만, 이미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확실시 될 경우, 북한은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도발을 통한 ‘한반도 불안 조성’으로 국제사회의 ‘협상력 강화’와 내부 ‘체제결속’을 노린 북한 당국의 ‘노림수’가 오히려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미 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천안함 사건 대응조치는 ▲유엔안보리 제재 ▲한미연합방위태세 강화 ▲대북 방송 부활 ▲남북 무역 거래 중지로 현금 수입 차단 등이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외교채널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다자와 양자조치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한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한미 연합방위태세 및 한미동맹 강화 선언 등 양자 대응엔 거의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한미 정부 대표들이 공동으로 응징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11일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유엔 제재 등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우선 한미 군사동맹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미 군사동맹 강화를 통해 북한의 대남 도발 억지력을 키우고 북한의 잠수함이나 반잠수정 등에 대한 감시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가장 효과적이며 실효적인 방안은 한미군사동맹을 통해 북한의 대남 도발을 막는 억지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특히 대잠 능력 향상 등 우리 해군의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도 “한미가 군사적 보복 조치를 하기는 어렵지만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미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면서 “앞으로 북한이 잠수정 등이 해군에 의해 포착되면 즉각 조치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미 군사적 동맹 강화를 위해 미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도 지난달 20일 천안함 관련 대응책에 대해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확고하게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北 지도부 겨냥 ‘돈줄’ 차단 효과적”…남북교역 축소 구상 중


이와 별도로 정부는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현금 수입을 차단하는 대응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군부가 운영하는 북한 생산품의 수입을 중단하는 방법과 남북교역 축소할 방침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의 의하면 현재 북한에서는 외화벌이 기업소들이 수백 개에 이르며, 이들 기업소들 대부분은 북한 군부가 운영해 외화를 벌어들인다. 벌어들인 외화는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로 들어간다.


정부는 지난달 말 북한이 단행한 금강산 부동산 몰수·동결 조치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대북 제재 패키지’가 마련 중이며 이는 천안한 관련 대응 조치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제재 패키지에는 북한 모래와 수산물이 반입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2008년에는 약 800억 원어치의 북한 모래가 반입됐으며, 2009년 북한이 남한에 수출한 수산물은 1730억 가량이다.


정부 당국자는 “수산물 수출은 북한 군부나 당국 산하 외화벌이 회사들이 맡는다”며 “수산물을 막으면 북한 당국에 타격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개성공단 이외의 남북교역을 전면 중단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북한이 대략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놓치게 되는 만큼 대북 제재 효과는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대북 일반교역 관련 반입(수입) 규모는 2억4천519만 달러이며, 여기서 통관 및 하역 비용, 선박 운임중개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뺀 액수가 물건 값으로 북한에 제공됐다.


또 위탁가공 교역 규모는 작년 한해 2억5천404만 달러(반입한 생산품 금액 기준)이며, 위탁가공 대가로 북에 들어가는 노임 등은 이 액수의 10~15%(2천500만~3천800만 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또 우리 측의 직접적인 손실 없이 북한에 고통을 줄 수 있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의 ‘북한 정보자유화’ 전술 재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영향을 미쳐온 대북 삐라와 대북 심리 방송에 대해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 노무현 정권 당시 중단된 ‘북한 정보자유화’ 전술은 북한 주민뿐 아니라 군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로서는 대단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 김정일 지도부를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이 현금 유입을 막는 것”이라면서 “남북 경협을 하는 우리 국민의 신변보호를 고려하면서 남북경협을 한시적으로 중단해 현금 유입을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북 방송을 재개하는 것은 북한과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의 비난하는 방송보다는 남한이 발전된 모습을 알리는 대북 방송 등은 북한 지도부에 대단한 압박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제재를 통해 사치품 유입 엄격히 차단해야”


더불어 정부는 국제사회의 이해와 설득을 위해 외교채널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대응책으로 고려중인 유엔안보리 회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외교부 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대책반장으로 하는 TF가 꾸려져 현재 가동 중이다.


북한은 이미 2차례의 핵실험으로 유엔 대북제제 1718호와 1874호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이번 천안함 관련한 결의안이 채택이 되면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재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천안함 관련 대북제재는 ‘실질적’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조치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정부는 북한을 압박할 실질적인 조치 방안을 구상중이다.


유명환 장관은 대북 제재 실효성과 관련 “국제 금융기구가 북한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의 제재가 가해지면 북한은 타격을 입는다”며 실질적인 대북 압박조치를 구상중임을 시사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엔 대북제재를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각종 물건을 감시하고, 특히 중국 기업을 통해 거래되는 현금 계좌를 예의 주시하면 북한 정권에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도 “현재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지만 천안함 사건으로 추가적인 제재를 받으면 국제사회에서 침략자로 낙인 찍혀 더욱 고립 된다”면서 “북한 지도부에 들어가는 사치품들을 보다 엄격하게 차단하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