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대북제재 유지해야 신뢰 되찾을 것”

6·2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정부의 천안함 관련 대북 강경기조에도 영향이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의 ‘전쟁이냐, 평화냐’ 공세가 일정 부분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 따라 정부의 대응조치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지방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천안함 대응조치를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 사태는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안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엄중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천안함 외교와 관련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이번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정부가 발표한 대북조치는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선거의 패배로 인한 정부의 천안함 대응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을 내비췄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는 이후 천안함 대응조치 추진과 대북정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초 천안함 사건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됐지만 오히려 야당의 ‘전쟁위기론’ 주장에 남북간 긴장 조성을 경계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움직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정부도 행보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판세에 따라 민주당도 즉각적인 대정부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에 ‘국정운영의 전면 쇄신과 개각’과 ‘남북관계 복원’을 주장하며 본격적인 압박을 시작했다. 당분간 천안함 대응을 두고 정부와 야당, 여야의 격한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와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한반도 위기를 평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전폭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 “(정부는)46명 장병들의 희생을 선거에 이용한 것에 대해 사죄하고 군 책임자를 즉각 문책하라”고 대정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대북전문가들은 정부의 천안함 대응이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정부가 대북 강경기조를 철회할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정부가 야권의 공세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할수록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안보문제와 정쟁은 분리해야 된다는 확고한 원칙아래 천안함 대응조치들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속도조절’ 가능성은 열어뒀다.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의 패배로 야당으로부터의 압박이 거세지더라도 이미 정해 놓은 원칙적인 대북제재로 나가야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제재를 축소나 폐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영섭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도 “국가 안위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가 안보문제에 단호하지 못하면 더욱더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현 정부가 대북정책의 원칙을 깨기보다는 그동안 부족했던 외교 기술과 국민을 안심시키고 설득하는데 힘을 쏟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속도조절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