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간 민간에서 참혹한 북한인권 유린 실태를 조사해 온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10일 남북통합과 통일을 위해 북한인권 감시와 싱크탱크(Think Tank) 기능을 더해 북한인권 문제를 선도하는 전문 NGO(비정부기구)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특히 NKDB는 북한인권 기록의 유네스코(UNESCO) 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윤여상 NKDB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고통의 기억을 넘어 통일과 사회통합을 향한 기록으로)’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부끄러운 일이자 현재 진행형인 북한인권 문제는 모든 인류가 배워야 할 교훈”이라면서 “기록을 축적해 후대에 남기는 작업을 NKDB 장기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소장은 “이를 위해 북한인권기록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추진 위원회 및 사무국을 발족할 예정”이라면서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협조를 통해 등재 준비작업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윤 소장은 “NKDB가 지난 20년간 축적된 북한인권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10년간 북한인권의 개선과 더 나아가 통일과 남북 통합을 위하여 필요한 선도적인 과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백서 발간 1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이날 세미나에서 NKDB가 향후 추진·수행하겠다고 밝힌 전략과제는 북한인권기록 유네스코 등재 추진 이외에도 ▲북한 감시기구 설립 ▲북한인권 Archive(기록보존소) 설립 및 운영이다.
먼저 NKDB는 감시기구 설립을 통해 정례적 감시 및 보고 모니터링의 기능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유도하는 정책 제언자의 역할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이슈의 심각성, 긴급성, 피해규모, 해결 가능성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북한 사형 ▲북한 마약류 ▲북한 핵·생화학무기 및 인권▲해외 북한인권 ▲북한유엔권고사항 이행 분야에 대한 감시기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에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의 인권유린 실태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NKDB는 향후에도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 유학생, 해외 탈북민과 해당 자녀의 인권문제 추적 조사 및 통합적인 대응책 마련을 꾀할 예정이다.
또한 NKDB는 북한인권 조사, 기록물 축적, 증거물 보관 및 전시, DB 관리 등의 종합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Archive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NKDB의 Archive는 기념관, 박물관, 교육 및 연구 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이재춘 NKDB 이사장./사진=데일리NK |
이와 관련 이재춘 NKDB 신임 이사장(前 러시아 대사)은 이날 “2400만 북한 동포들은 오늘날 지구상에서 유례없는 참담한 노예와 같은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면서 “NKDB가 지난기간 축적된 DB를 기반으로 향후 10년간 인권개선은 물론 자유통일과 남북통일을 위해 선도적인 준비를 해 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신임 이사장은 “자유와 인권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이제부터라도 북한인권의 실상을 국내외 그리고 북한주민들에게도 알리는 데 적극 동참해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면서 ‘정부 및 시민사회의 격려와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개최한 NKDB는 지난 2003년 설립된 이후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과 북한인권침해(과거사) 청산을 주요 목표로 북한인권침해 실태조사, 북한인권 피해자 보호와 정착 지원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NKDB는 북한인권침해 기록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관리가 절실하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운영을 통해 꾸준히 실천해 왔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들의 전수조사를 통해 3만 명의 인물 파일, 10만여 건에 이르는 북한인권 침해 관련 파일을 집대성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