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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방향은 적절했지만, 갈수록 능력을 벗어나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국회 상록회(회장 이재창) 주최로 의원회관에서 열린 ‘2∙13 6자회담 이후 북한체제의 변화전망과 대북정책’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포용정책은 국가이익에는 부합했다고는 평가 받을 수 있겠지만 능력을 벗어나서 무리하게 추진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포용정책이 추구한)북한의 체제 변화, 남북관계의 획기적 변화, 민족경제공동체 창출, 북한에 대한 한국의 레버리지(지렛대)를 갖는 것이 비록 ‘국내용’이라고 하더라도 현실과의 괴리가 갈수록 심화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어떤 체제나 국가도 경제지원을 지렛대로 정치적 변화를 이뤄낸 사례가 없었다”면서 “결국 북한의 경직된 태도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안이한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한국이 가지고 있는가 ▲북한이 한국의 경제적 지원을 레버리지로 인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의 대북정책이 의도하는 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류 교수는 “김정일은 중국식의 개혁∙개방을 염두에 두고, 개혁보다는 개방에 비중을 두고, 그것도 경제특구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북한은 ‘동포’의 이름으로 한국을 특구 조성을 위한 일차적인 재원 부담국으로 인식, 부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올해 북한과 친북세력과 진보진영의 평화공세가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단계(2.13~6월초) 평화모드 전환 ▲2단계(6월~8.15) 남북정상회담 등 대남 평화공세 격화 ▲3단계(8.15~12.19) 대선 겨냥 평화∙협박 이중 공세 등을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 3대 시나리오’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이재오 최고위원 등이 축사를 위해 참석했다.
이 전 시장은 “2∙13합의 이행 과정에 따라 남북관계도 보다 긍정적이고, 전향적 자세로 가야 한다. 한나라당도 그렇게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북한에 쌀, 비료, 신발 주고 하는 것은 인도적 입장에서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정책은 정권적 차원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면서 “특히 2007년 (대선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북한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