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선동가 정치와 포퓰리즘 담론 난무”

▲12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6.10 민주항쟁 20주년 기념세미나 ‘민주화 20년을 평가한다’가 선진화국민회의 주최로 열렸다.ⓒ데일리NK

“현 노무현 정부 등장 이후 과잉민주주의의 경향이 뚜렷하다. 선동가적 정치와 포퓰리즘적 정책과 담론의 난무(예컨대 햇볕정책, 행정수도이전, 평준화 정책, 양극화 논쟁)가 그것이다.”

6.10항쟁 이후 대한민국은 민주화에는 진입했으나 포퓰리즘과 같은 과잉민주주의로 자유화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12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선진화국민회의(공동강임위원장 이명현) 주최로 열린 6.10 민주항쟁 20주년 기념세미나 ‘민주화 20년을 평가한다’에서 “자유화 진입의 가장 큰 장애물은 일시적 다수의 지지를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는 포퓰리즘”이라며 노무현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1987년 민주주의 발전 1단계인 민주화의 단계에 진입했으나 2단계인 자유화의 단계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은 천부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다수결 원리로도 이를 제약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화 진입에 가장 위험한 장해가 바로 포퓰리즘”이라며 “선동가가 나타나 대중의 이성이 아니라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여, 일시적 다수의 지지를 얻어 내면 소수의 자유와 기본권을 쉽게 무시하는 정부가 등장하기 쉽다”며 이를 폭민정치, 우민정치라고 정의했다.

이런 포퓰리즘의 장애를 넘고 자유화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법의 지배 정립 ▲입헌적 자유주의 정착 ▲선거직,비선거직 국정운영자 간의 균형 ▲공화주의적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를 향해 “선동가적 정치와 포퓰리즘적 정책과 담론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조직된 이익집단들의 공권력 무시와 불법 및 탈법적 행위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자유없는 민주화’가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경석 목사는 “특히 노무현 정부 하에서 이 과잉현상이 증폭되어 이념과잉, 포퓰리즘, 집단이기주의, 인터넷 언어폭력, 편향적 시민운동, 편가르기, 법치와 절차적 민주주의 무시, 과도한 사상의 자유 요구, 과도한 평준화, 과도한 민주주의, 공동체와 전통의 파괴 등으로 표출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민주주의 과잉 현상 이유를 “억눌려왔던 이익집단의 이해관계가 마음껏 분출, 서로 충돌하기 때문”으로 보고 2000년 낙선낙천운동, 미선이 효순이 촛불시위, 맥아더동상 철거시도를 잘못된 시민운동의 대표적인 예로 거론했다.

이 날 세미나는 6.10항쟁 이후의 한국 민주화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수 토론자들은 과잉 민주주의를 오늘날 민주주의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대안을 내놓는데 주력했다.

홍진표 자유주의 연대 사무총장은 “현행 진보 세력 다수는 한국 사회 민주주의 결핍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상당한 착오”라며 “현재 한국 사회 제도권 내 급진적인 민노당이 진단하여 내놓는 게 부유세 정도이다”면서 민주주의 제도에 근본적인 결함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시민단체들의 특권, 권력화된 시민단체들의 특권, 대형노조 집행부들의 특권을 볼 때 새로운 불평등 문제가 생겨났다”면서 과잉민주주의 현상이 민주주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날 세미나에는 이명현 전 교육부 장관이 사회를 맡고 박세일 서울대 교수, 서경석 기독교 사회책임 공동대표가 발제로 나섰다. 토론자는 장훈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지수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