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북핵 담당자들 거취 어떻게 되나

북핵 6자회담 등에서 이른바 한국만의 ‘창의적 역할’을 주도해온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후 어떻게 될 지에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부 출범에 따라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얘기도 있지만 북핵 사태가 중대국면으로 비화되는 시점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해온 북핵 전문가들을 활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않다.

우선 참여정부에서 외교부 차관보 시절 6자회담 수석대표를 거쳐 청와대 안보실장, 외교장관을 거치면서 북핵 협상을 주도해온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거취가 주목된다.

국제적으로 상당한 명성과 위상을 갖고 있는 송 장관은 현재 미국의 몇몇 대학이나 연구단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행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정작 송 장관은 “봄이 오면 집사람과 함께 그동안 못 간 여행도 다니면서 쉴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적절한 기회가 되면 북핵 문제와 자신의 외교관 생활을 정리하는 회고록을 쓸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이 6자회담 수석대표 시절 비핵화 설계도로 평가되는 ‘9.19공동성명’의 도출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이후 장관급인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발탁된 송 장관은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과 함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부시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과 만나 줄다리기 끝에 ‘공동의 포괄적 이행방안’이라는 대북 협상안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현재의 북핵 협상 국면이 조성되는데 송 장관은 한국측 대표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국내외적으로 널리 인식돼 있는 것이다. 특히 라이스 국무장관은 물론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등 미국의 외교 실세들과의 관계는 국내 어떤 인물보다 돈독하다.

이에 따라 외교소식통들은 “6자회담 수석대표와 청와대 안보실장, 외교장관을 거치면서 북핵 협상 노하우를 축적하고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 고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송 장관을 새정부에서도 활용하는 게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는 실리외교와도 맥이 닿는다”고 말하고 있다.

송 장관에 이어 6자 수석대표를 맡은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특유의 소탈하고 침착한 성격으로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독특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평가다. 협상장에서 김 부상이 종종 천 본부장의 ‘자문’을 구해왔다는 전언들이 천 본부장의 역할을 말해준다.

또 천 본부장은 과거 다자외교에서 잔뼈가 굵어 북핵 현안이 실무단계로 접어들면 다른 나라 대표들에게 전문적인 내용에 대해 ‘브리핑’까지 하는 등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거취에 대해서는 봄인사 때 서방권 공관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돌고 있다.

천 본부장 밑에서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아온 임성남 북핵외교기획단장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향후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또 한충희 북핵기획단 부단장이나 문덕호 과장 등 실무진들은 이미 프랑스나 뉴욕 쪽 공관에 자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북핵 전문관료들은 “6자회담이 열리면 언제든 협상에 임해 현안협의에 차질없도록 평소와 같은 대비를 하고 있다”면서 “공무원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하는 것이며 정부 교체 등 외부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참여정부 초기 한미동맹 현안은 물론 북핵 협상 초반기의 현안을 실무적으로 맡아온 위성락 전 주미대사관 정무공사가 차기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도 관심사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