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말기 ‘햇볕’ 구원투수 이재정 통일 내정

▲ 이재정 통일부 장관 내정자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참여정부 후반기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하면서 이종석 통일부장관 후임에 예상대로 이재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내정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이어져온 대북 포용정책이 파산 위기에 처하자 이 수석부의장 임명을 구원투수로 불러올렸다는 평가다. 이 수석부의장 내정은 노무현 대통령이 향후에도 대북 포용기조에 변화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내정자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그동안 대북 포용정책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로 정국이 회오리치던 지난 9월 이 내정자는 민주평통 명의의 대통령 건의문을 통해 ‘전작권의 흔들림 없는 환수’와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서를 올려 노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다.

또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우리 정부가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등 대북 포용정책의 지원군 역할을 수행해왔다.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얻게될 대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포괄적 접근 방안이 언론에 발표된지 얼마 안되서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 핵실험 직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2차 핵실험이라고 하는 것이 거의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거의 필연적으로 있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개각을 놓고 ‘안보·경제위기관리 내각 구성’을 제안했던 여당이나 코드인사 배제를 주장했던 야당 모두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말 해도 너무하는 인사다.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안보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해 철저히 부적격성을 검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내정자는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유세위원장을 맡아 당선에 기여했지만, ‘한화’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10억원을 받아 노 대통령에게 전달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한달 보름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나 민주평통수석부의장으로 컴백했다.

이 내정자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고려대를 나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장과 성공회대 총장을 역임했고, 16대 총선에는 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냈다.

이 내정자가 지명되면서 대북 포용정책 기조에는 사실상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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