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인사로 국정원 색깔 달라질까

국가정보원 차장 3명이 27일 모두 바뀌면서 앞으로 우리 국가정보기관의 색깔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출신별로 보면 2004년 12월 인사 때와 비슷하다.

당시에는 1차장에 서대원 전 주 헝가리 대사, 2차장에 이상업 경찰대학장, 3차장에 최준택 국제문제조사연구소장이 임명되면서 각각 외교부, 경찰, 국정원 내부 출신으로 라인업이 구성됐다.

이번에도 이수혁 주독대사가 1차장, 한진호 서울경찰청장이 2차장, 서훈 국정원 대북전략실장이 3차장에 각각 기용되면서 외교-경찰-국정원이 나눠가진 셈이다.

김만복 원장이 1차장으로 있던 종전 1∼3차장 체제에서 국정원 내부 출신이 2명, 경찰 출신이 1명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오히려 국정원 출신이 줄었다.

이에 따라 45년 만에 첫 내부 출신 국정원장이 나온 취지가 퇴색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청와대 측은 지난 1일 김만복 1차장을 국정원장에 내정한 배경과 관련, “참여정부의 중요정책중 하나가 권력기관의 제자리 찾기”라며 “내부 발탁이유도 이제 정보기관은 정보기관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라고 설명한 바 있다.

특히 2차장 자리는 이전에도 경찰 출신들이 맡은 적이 더러 있어 아예 ‘경찰 몫’으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정원 업무에 두루 정통한 김만복 원장이 버티고 있는 만큼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국정원 안팎의 전망이다.

또 국내 담당인 2차장의 업무 특성상 경찰과의 정보 공유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적으로 보면 부산 출신인 원장 아래 1차장이 전북, 2차장 인천, 3차장이 서울로, 충북 출신인 안광복 기조실장까지 합치면 적절한 지역 안배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차장은 서 차장의 서울고 선배다.

이번 차장급 인사는 참여정부 외교안보정책을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두기 위한 측면이 강해 보인다.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현 정부의 마지막 국정원 라인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1차장으로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하고 참여정부 외교정책에 밝은 이수혁 대사가 오고 3차장을 대북 협상에 정통한 서 훈 실장이 맡게 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번 차장급 물갈이로 국정원의 색깔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 관측은 드물다.

오히려 김승규 전 원장이 보수적 성향이 강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던 만큼 참여정부 정책 기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만복 원장의 색깔이 투영되는 쪽으로 국정원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 해석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신임 3차장의 경우 김만복 원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적이 있고 통일부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추며 남북정상회담 등 대북 협상에서 진가를 발휘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1년 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현 정부가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에서 서 차장이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김만복 원장 체제는 12월 정기 인사를 잡음 없이 마무리할 수 있는지와 ‘일심회’ 후속 수사와 관련,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지를 놓고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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