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北미사일 구매 추진”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고 이번 대선 승리로 영구집권까지 노리고 있는 좌파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구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내외정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베네수엘라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회견에서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관계자로터 차베스 정부내 군 강경파들이 득세하면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간접 구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자신이 접촉한 베네수엘라 정부 관리에 대해 익명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최근 2년간 대규모 무기구입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는 차베스 정부의 북한 미사일 구매 추진설은 차베스의 신(新)국가안보독트린(LOFAN)에 따라 3가지 전쟁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베네수엘라 경제월간지 베네코미아(Venecomia) 분석 기사와 맞물려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7월말∼8월초 러시아, 이란, 베트남 등 7개국 순방당시 막판 일정이 무산된 북한 방문 계획을 여전히 강행할 뜻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면서 “당시 북한은 차베스의 방문을 강력 희망했으나 차베스 정부내 온건파가 미국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차베스가 북한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관련, 이 소식통은 베네수엘라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차베스와는 막역한 사이인 피델 카스트로 쿠바 지도자가 ‘김정일은 내가 믿는 몇 안되는 정치지도자’라면서 그를 만나 볼 것을 차베스에게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 차베스는 미국과의 정치외교적 대립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자 막강한 석유수입을 바탕으로 소총, 헬기 등 무기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상검색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각종 제재에 직면한 북한의 미사일 구매가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간접구매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일각에선 육로를 통해 중국으로 옮겨진 미사일을 간접 구매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차베스는 인류 및 모든 국민의 복지 추구란 자신의 철학을 소개하며 ‘한반도 문제는 내가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국제 외교가에서 차베스가 북한 미사일 구매를 시도할 수 있다는 추측은 무성했지만 이와 관련해 차베스 정부내 움직임이 상세하게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현재 차베스 정부는 고유가를 바탕으로 580억 달러란 엄청난 현금 보유고를 자랑하고 있는데다 신국가안보독트린에 따른 군사력 강화 정책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작년말 이후 구체화한 신안보독트린은 ▲베네수엘라 원유와 가스 확보를 위한 미국의 침공 ▲미국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콜롬비아와의 전쟁 ▲볼리바르 혁명에 반대하는 내부 소요사태 등 3가지 전쟁 시나리오로 요약된다.

아울러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를 내린 미국과 군사적으로 비대칭적인 규모를 감안해 동시다발적으로 게릴라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수년내 260만명의 민병대를 조직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차베스 정부는 올해 국방비로 전년대비 33.4% 증액한 21억 달러를 책정, 군 현대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정규군이 8만2천300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첨단무기 구매에 국방력 증강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욱이 차베스는 ’21세기 사회주의 건설’을 주창하며 쿠바의 카스트로, 북한의 1인 지배체제와 유사한 사회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선 승리로 국명을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볼리바르(혁명) 공화국’으로 바꿀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對) 베네수엘라 접촉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북한과 베네수엘라 모두 미국 공화당 행정부와 극도로 대립하면서 국제외교무대에서의 협력의 필요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은 에너지 및 현금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28일∼10월2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상호 상주대사관 개설문제 등을 협의한 데 이어 올해 4월26일 북한에 머물면서 외교활동을 할 베네수엘라 첫 상주대사가 부임했다. 북한도 상주 대사관을 추진 중에 있다.

북한과 베네수엘라는 1974년 수교했으나 서로 상주대사관을 개설하지 않고 있었다. 작년 11월에는 림경만 무역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앞서 베네수엘라는 지난 8월 북한에 원유를 판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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