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선 한나라당 대세론은 희망섞인 허구”

▲ 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발전전략연구회’(공동대표 박찬숙)의 정책토론회. ⓒ데일리NK

“각종 선거에서 거둔 한나라당의 압승은 ‘대선 승리의 청신호’가 아니라 눈을 멀게 하는 ‘독’이다”

6일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집권 확실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5.31 지방선거 압승 이후 제기된 한나라당의 2007년 대선 대세론에 대해 ‘희망섞인 허구’라며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경우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학계 및 선거 전문가들은 각종 선거의 압승을 근거로 제기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대망론’에 이의를 제기한다”며 “각종 선거에서 거둔 한나라당의 압승은 ‘대선승리의 청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한나라당의 눈을 멀게 하는 ‘독’이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97년, 2002년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 중도선점 실패 ▲ 선거연합 실패 ▲ 이슈선점 실패 등 3가지를 들고 “2007년 대선에서도 허황된 대망론에 도취되어 ‘딴나라당’의 길을 걸으면 대선필패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권과 대의원 세력만을 지키려는 ‘자기 방어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당내 소장 개혁세력을 끌어안고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지향적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기치로 대선 후보를 국민후보로 뽑으려는 ‘국민참여경선제’를 들고 나오는데, 한나라당은 여전히 당심이 지배하는 후보선출방식을 고집할 경우, ‘열린당=국민후보, 한나라당=당원후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며 “이 경우 대선 필패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시대정신에 충실한 새로운 정치실험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정당만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게임의 법칙을 한나라당은 직시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불광불급(佛光不及)의 도전정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 ‘정치 10단’ 신비화는 한나라당 합리화”

자유주의연대 홍진표 집행위원장은 “여당에 비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에 대한 소속감이나 일체감이 훨씬 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나라당이라는 틀을 적당히 활용하는데 관심을 두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전략 경쟁력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퍼지기 시작한 논리가 ‘노대통령이 정치 10단’이라는 신비화”라며 “이는 결국 상대가 워낙 뛰어난 전략의 귀재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합리화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정치 10단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놓고 음모론에 근거해서 판단하고 전략을 짜는 원시성에 빠져들었는데,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접근하는 과학성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명지대 신율 교수는 “한나라당은 보수회귀 현상 같은 ‘여당 증후군’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지금의 한나라당의 상태를 볼 때 ‘한나라당 대세론’은 희망 섞인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