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만 평양의 괴물’105층 유경호텔’, 이렇게 변했네

▲ 105층 유경호텔(왼쪽), 위성촬영 호텔 전경(오른쪽) <출처: 네이버 월드타운>

사진은 세계최대의 호텔로 소문난 105층짜리 유경호텔(류경호텔)이다. 평양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첫눈에 볼 수 있는 이 호텔의 높이는 323m, 건물 아래 너비는 160m, 경사각 75도의 피라미드식 빌딩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을 건설해 89년 13차 평양청년학생축전을 치르자”며 87년 8월 시작된 호텔공사가 정지된 것은 3년 뒤인 1990년. 그때부터 근 20년 동안 추진도 못하고, 해체도 못하는 ‘괴물’이 되어 우뚝 서있다.

한때 호텔이 위치한 보통강구역 서장동 일대에서는 “호텔이 왼쪽으로 기울어지고 몇 년 안에 무너진다”는 소문이 도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적도 있다. 실제 눈으로 봐도 건물은 왼쪽으로 기울어졌으며, 지반은 30cm가량 침하된 것으로 알려진다.

‘88 서울올림픽’을 무력화하기 위해 40억 달러의 거금을 쏟아 부은 13차 축전은 북한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원인이 됐다. 또 유경호텔 공사중단은 ‘창조와 건설의 영재’라며 입이 닳도록 추앙되던 김정일의 영재성(?)이 무참히 추락한 계기가 되었다.

공사가 시작될 때 북한당국은 “갓난애가 호텔의 각 방에서 하룻밤씩만 자도 27살이 되어야 나온다”고 선전했다.

실제로 3700여 개의 객실과 대회의장(2000석 규모), 소회의장, 연회장(2000여 명 수용규모), 프레스센터 등과 옥상에는 5층으로 된 원형 회전식당과 술집, 전망대와 각종 편의 시설, 카지노와 전자오락실, TV중계실 등 최상의 수준으로 설계되었다.

호텔의 외부규모는 총부지 면적 43만5,000㎡에 연건평 40만㎡이며, 한꺼번에 50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과 70여대의 고속승강기를 비롯해 지하수영장, 기상 및 지질관측소, 소방관측소 등이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지금 김정일 정권은 이 거대한 호텔을 독자적으로 지을 만한 기술도 없고 돈도 없다. 공사를 다시 하려해도 약 4억50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며, 건물 노후로 인한 보수비용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건물을 해체하려 해도 많은 기술적 문제들이 산재돼 있어 손댈 엄두도 못내고 있다. 유경호텔은 김정일의 오로지 과대망상이 빚은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