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가 좋아하는 풀 대줘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0일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향후 남북한이 친미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정세균 대표와 송영길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그때는 한국이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해도 북한이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배석한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친미경쟁을 벌이게 되면 한국이 어려워진다. 북한이 친미국가가 되면 미국은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일 것”이라면서 “야당 대표가 민족적 차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을 설득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민주당이 남북한 경색국면을 풀기위해 주도적으로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산토끼를 잡는다고 돌아다니기도 했는 데 집토끼가 좋아하는 풀을 대줘야 한다”면서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지했던 지지층을 하늘같이 모시고 다시 이분들의 지지를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거치면서 사회.경제.문화.남북관계 등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면서 정보화와 여성권한 신장, 인권향상, 복지확대 등을 열거했다.

그는 특히 “지방선거 승리 없이는 민주당의 재집권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은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자랑스러운 정당으로 다시 민주당의 이름을 되찾은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중도개혁 정당이 민주당의 정체성으로 중산층을 튼튼히하고 물가상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이번 전대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를 내렸다.

촛불집회와 관련해서는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모여 이슈를 제기하고, 정책을 토론하고, 노래하는 새로운 문화로 직접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군중(fresh mob)이 주장하는 정책을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얼굴이 40대 같다”고 농담을 건네 좌중에 웃음꽃이 피는 등 이날 면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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