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남북관계에 得될까 害될까

북한이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아리랑 공연마저 취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남측 북한관련 단체들이 아리랑공연 관람을 매개로 방북, 북측과 다양한 협의를 해 왔다는 점에서 공연 취소가 민간 교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달 예정된 8.15 통일대축전의 진행 여부가 주목된다. 홍수로 도로 등 인프라가 상당한 피해를 입어 물리적으로 축전 진행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던 상황에서 축전의 주요 일정인 아리랑공연마저 취소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도 아리랑공연의 취소 여부를 파악하고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을 받지 않던 민간 교류까지 악영향을 받지 않을 지 주목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가 쌀과 비료의 지원을 유보하기로 결정하고 북한이 이에 이산가족 상봉 중단 선언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당국 간에는 경색 국면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긴장완화 측면에서라도 남북 간 민간 교류는 지속되길 희망해 왔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도 지난 20일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민간 교류는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긴장 국면이 민간 교류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뜻밖의 홍수 피해로 민간 교류마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남북 간 경색 국면이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9일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8.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식’이 호우 피해로 연기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물론 아직까지는 민간 교류의 차질이 미사일 발사에 따른 북한의 정치적 고려라기보다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남측의 쌀ㆍ비료 지원 유보에 항의하는 조치로 개성공단 내 설치된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의 당국 인력을 철수시켰지만 민간 인력은 그대로 남겨둔 것만 봐도 북측도 민간 교류는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북한이 중국의 설득도 거부한 채 잇따라 강수를 두며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지금 분위기를 감안할 때 홍수 피해를 구실로 민간 채널마저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홍수피해가 이처럼 남북 간 민간교류를 막는 측면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꽉 막힌 남북관계를 뚫어줄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명분과 필요성이 커지고 북한 수해 복구에 대한 남쪽의 여론도 우호적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요청이 오면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이 지원쪽으로 기운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의 쌀ㆍ비료 지원 유보와 북측의 이산가족 중단 선언으로 조성된 경색 국면이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적십자사가 26일 국제적십자연맹 동아시아 대표단을 통해 북한 조선적십자회에 수해 구호 지원 의향을 전했지만 북측은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대북 시각이 예전 같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북측이 남북 당국간 관계는 물론 민간 관계까지 단절할 경우 사실상 완전 `고립’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북측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