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탈북에 ‘합법’ 밝힌 中, 핵위협 北에 경고 메시지”

탈북민 처리 부분에서 북한에 다소 유리한 입장을 취해왔던 중국이 13명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합법적 신분증을 소지한 채 6일 새벽 출국한 사실을 중국 공안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이번 탈북을 ‘묵인’했음을 암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도 12일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집단탈북은) 전대미문의 유인납치 행위”라면서 “어떤 나라의 묵인하에”라는 표현으로 중국도 함께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이들이 ‘합법적 신분증’을 갖고 있어 출국을 불허할 명분이 없었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간 ‘조중(朝中) 특수관계’라는 이유로 해당 신분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여러 차례 탈북민 체포에도 북한 측과 동조하곤 했었다.  

때문에 중국이 이번 탈북에 관해 ‘합법’이라는 용어를 공개적으로 사용한 것은 북한의 탈북민 정책에 대한 일종의 반박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국의 이 같은 갑작스런 변심(變心)에는 최근 들어 북한이 핵·미사일을 앞세워 대중(對中) 위협까지 나선 것에 대한 응징 수순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이날 데일리NK에 “탈북 종업원들이 정식 신분증을 갖고 출국했음을 밝힌 건 그만큼 이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것을 밝힌 셈”이라면서 “앞으로 북한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북송에 동조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중국은 최근 들어 인권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국제법을 최대한 고려하려고 한다. 때문에, 탈북민 정책에 있어서도 북한의 입장만을 고려하는 일 등은 지양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북한과의 전반적인 관계를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보다 냉정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부연했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도 “(이번 탈북 묵인으로) 중국은 북한에 비공식적으로라도 ‘핵·미사일에 대해 어물쩍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말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아주 확고하다’는 등의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중국 정부가 탈북을 묵인한 적은 있었지만, 이는 주로 한국 정부와의 교감이나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표현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이번 상황은 전혀 다르다.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핵 위협을 불사하는 북한에 아주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탈북민 정책을 비롯한 중국의 대북 정책이 종전과 달리 보다 강경한 방향으로 전개될 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이 북송과 같은 북한의 반(反)인도적 정책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북중 관계 개선을 바라는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끌고 나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의 이번 ‘묵인’ 사례를 향후의 탈북민 정책에 적용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탈북민 정책에 관해선 중국이 과거에 비해 한국 측의 입장과 조금 더 일치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겠지만, 중국이 북한과의 특수 관계를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이상 탈북민 정책에 있어 큰 변화를 예단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으로서는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확대, 강화해 대북 정책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이 변화하고 한국 주도의 통일이 이뤄지는 게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중국 정부에 거듭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센터장도 “이번 집단 탈북 사건을 하나의 극적인 요인으로 삼긴 어렵더라도, 적어도 이를 계기로 삼아 탈북민 정책을 비롯한 여러 사안에 관해 한중 간의 충분한 소통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중국이 한국과 교감을 하며 움직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문제들을 계기로 삼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갈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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