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6일 배포한 북한 내부 소식지(NK In & Out)에 소개된 북한 농장원과의 인터뷰 내용. 이 농장원은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으로 친척방문차 중국을 방문해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북한 농장원들의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가?
“아침 7시 반에 출근을 해서 8시 반까지 아침조회를 한다. 아침 조회는 리(里)안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가지고 주로 이야기를 한다. 특별히 강연회가 있을 때는 조회시간에 하기도 하고 일이 다 끝난 후에 하기도 한다. 보통 오후 6시에 퇴근을 하는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관리원에게 말하고 일찍 가기도 한다. 농장일이 다 그렇지만 상당히 힘들다. 배급도 안 주면서 일만 힘들다”
-올해 농사 현황은 어떤가?
“올해는 농사가 괜찮다. 감자나 옥수수가 작년보다 잘 된 것 같다. 특히 큰물(홍수) 피해나 가뭄 피해가 거의 없어서 수확량도 괜찮을 것 같다. 벼농사도 9월에 큰 자연재해가 없이 넘어갔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훨씬 좋을 것 같다. 그래도 분배받는 것이 거의 없으니까 먹고 살려면 소토지를 하거나 장사를 해야 한다”
-농장원 1인당 실제 분배량은 어느 정도나 되나?
“우리 농장의 경우 평균적으로 분배는 1년에 강냉이가 300kg이고 벼, 보리, 감자를 합쳐서 1인당 100kg 정도를 준다. 총 합쳐서 400kg이다. 한 달에 출근한 날을 따져서 주는데 이것을 ‘가동’이라고 한다. 그게 기준이 되는데, 쌀을 줄때만 가동을 쳐서 준다. 그렇지만 한 개 작업반 1년 생산량 중에서 일단 군량미를 떼고, 노동자 배급을 떼고, 전도(미리 압당겨 분배받은 것)한 것을 자르고 나면 강냉이, 벼, 보리, 감자 등을 모두 합쳐도 손에 쥐는 것은 100kg이 될까 말까 한다”
-소토지 농사는 아무나 지을 수 있나? 어떤 절차를 거치는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산을 통제하는 ‘산림감독원’이 있는데 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 일단 산을 쑥 돌아보고 나무도 없고, 땅도 좋고, 경사가 심하지 않은 평탄한 곳을 잘 고른 다음에 감독원을 찾아간다. 중요한 것은 그 감독원과 사업을 잘해야 한다. 평소 감독원에게 잘 보이고 고양이 담배라도 갖다 줘야 한다. 국가에서는 될 수 있으면 하지 말라는 식이기 때문에 감독원에게 잘 보여야 소토지 농사를 할 수 있다”
-소토지를 경작할 때 내는 세금은 얼마인가?
“각 소토지마다 땅값(세금)이 있고 위치가 좋은가 나쁜가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르다. 나 같은 경우는 2003년도에는 평당 13원에 했는데, 점점 높아져서 2007년도에는 평당 70원에 했다. 나는 평소 감독원과 사업을 잘하지 못해서 아주 비싸게 한 것이다. 관계가 좋은 사람은 더 싸게 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1,500평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 적게 하는 사람도 있고 더 많게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의 수완에 따라서 달라진다. 감독원과 사이가 좋으면 실제 땅 평수와 관계없이 땅을 줄여서 서류로 작성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500평을 1,000평으로 정리해서 세금을 내기도 하고 더 적게 낼 수도 있다. 그래서 감독원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소토지 경작에서 얼마나 이익을 얻었나?
“1,500평에 씨앗으로 강냉이 5kg(종자 비용은 1kg당 500원)를 심고 콩을 13kg(종자 비용은 kg당 1000원) 심었다. 나는 작년에 돈이 없어서 비료를 많이 못줬기 때문에 작년 10월에 강냉이 400kg와 콩을 300kg 정도밖에 수확을 못했다.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강냉이는 20만원(옥수수 1kg 500원 계산)했고, 콩이 27만원(콩 1kg에 900원 계산)을 해서 총수입이 47만원 정도였다. 세금이랑 이것저것 제하고 나니 총 순수입이 40만원 정도 남았다. 그런데 이걸로는 어차피 2개월 생활비 밖에 안된다. 그래서 장사를 해야 한다. 장사를 해야 먹고 살 수 있고 돈이라도 조금 만질 수 있다”
-한 달 생활비는 어느 정도나 되나?
“농장원인 우리 가족(3인)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한 달에 4~5만원 정도 쓴다. 4~5만원이면 못사는 축에 속한다. 농장 사람들은 대략 이렇게 사는데 더 쓰는 사람도 있고 못 쓰는 사람도 있다”
-농장 사람들을 제외하고, 도시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생활비를 가지고 사나?
“중간 정도로 사는 사람들은 한 달에 40~50만원 정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시내에 나가서 보면 이 사람들은 2000~3000원 짜리 담배를 피우면서 산다. 고양이 담배(정식 명칭은 ‘CRAVEN A’)가 1500~1600원 정도다. 더 비싼 외국 담배를 사서 피우는 사람도 있다. 한 달에 100만원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집에 가보면 이것저것 다 차려놓고 산다”
-한 달 생활비로 도시 주민들의 생활수준 분류를 해본다면?
“음… 나는 대충 4가지로 분류한다. 첫째는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집이고 이런 사람들은 대략 4~5원 정도. 두 번째는 생활이 수수한(검소한) 사람들인데 평균 10만원 정도. 세 번째는 보통정도 하는 사람들인데 40~50만원 버는 사람들. 넷째는 완전히 잘 사는 사람들인데 무역을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100만원까지도 가지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