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선…“야당 후보 승리하면 전쟁도 불사”

오는 27일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무가베 현 정권의 집중적인 선거폭력을 당하고 있는 민주변화동맹(MDC)의 모간 창기라이 총재는 더 이상 선거가 의미가 없다고 판단, 선거 불참을 선언하고 네덜란드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창기라이 후보는 UN등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고, 23일 무가베 정권은 야당 당사를 급습, 야당 인사와 지지자들 60여명을 무차별 연행했다.

MDC는 “자칫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에게 투표장으로 오라고 말할 수 없다”며 선거 폭력이 도를 넘어선 이상 더 이상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발표했다. 상대 후보인 로버트 무가베 현 대통령 측의 선거 운동 방해와 폭력행위가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어 정상적인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것이다.

MDC는 “지난 3월 1차 대선 이후 86명의 지지자들이 정부 측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무가베 측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며 파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폭력 사태로 인한 피해만 더욱 키울 뿐”이라며 선거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짐바브웨의 사태가 점점 파국으로 치닫자 국제사회도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짐바브웨를 식민 지배했던 영국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유엔뿐 아니라 아프리카연합(AU),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의 회담도 소집되었다.

UN안전보장이사회는 즉각 성명을 채택해 “짐바브웨 폭력 사태를 규탄하며 현 상황에서 자유, 공정 선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칭기라이 후보의 피신을 이해할 수 있다”며 무가베 대통령의 선거 강행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무가베 현 대통령은 “영국,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짐바브웨 내정 간섭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전 세계에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고 반박하며, 칭기라이의 선거보이콧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선거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하고 군대와 경찰을 배치해두고 있다.

이번에 선거를 포기한 MDC의 창기라이 총재는 지난 3월 29일 치러진 짐바브웨 대선에서 47.9%를 득표, 43.2%에 그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수 득표에 실패함으로써 짐바브웨 선거법에 따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당초 창기라이 후보의 압도적 우세로 점쳐진 선거결과는 투표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개표 결과를 발표되지 않아 무가베 현 대통령측의 조작설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마침내 5월 2일 발표된 선거 결과는 창기라이가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해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창기라이 후보가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결선투표에 돌입하자 이번에는 노골적인 선거 폭력이 자행되었다. 창기라이 후보가 말도 안되는 사유로 경찰에 구금되는가 하면, 흉기를 휘두르는 민병대원들이 창기라이 후보의 유세를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어 왔다.

그런 가운데 야당이 선거 보이콧을 선언하고 후보가 외국의 대사관으로 피신하는 사태에 까지 이른 것이다. 무가베 현 정권은 “야당이 나라를 분열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야당의 거리 시위는 무력으로 진압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놓고 있는 상태다.

무가베 현 대통령 측근들은 “칭기라이 후보가 승리하면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협박을 일삼으며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하고 있을 정도다. 28년간 독재를 진행해 온 무가베 정권의 권력 연장을 위해 선거를 가장한 폭력 사태가 난무하는 짐바브웨의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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