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의원, 한번더 곰곰히 생각해보시오

▲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

이명박 진영의 진수희 의원은 자신들을 한나라당 안의 ‘비주류’라고 자임하고, 이명박 씨의 승리로 그 비주류가 한나라당 내지 한국 보수세력의 기존 ‘주류’를 혁신하는 계기를 맞았다는 요지의 문서를 발표했다.

필자는 우선 자신이 한나라당의 기존 ‘주류’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한 패가 돼 본 적이 없음을 밝히면서, 그리고 지난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진영 중 어느 한 쪽 편을 든 적이 없음을 재확인하면서, 진수희 씨의 말에 약간의 토를 달고자 한다.

교과서적으로나 당위론적으로 볼 때 “오래 묵은 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혁신돼야 한다”는 보편적 금언(金言) 자체는 “겨울이 지나면 봄을 온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 만큼이나 지당하고 옳은 말씀이다. 또 한나라당도 시대의 변화에 부응해서 구각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당위성 역시 누구나, 심지어는 한나라당의 이른바 기존 ‘주류’로 분류되는 사람들까지도 마이크를 잡았다 하면 다 하는 이야기다.

필자 역시 기회만 왔다 싶으면 “한나라당 이대론 안 돼” “한나라당 웰빙족이 어떻고…” 하는 ‘기존 주류’ 비판을 사양하지 않곤 했다. 그러면서도 오늘의 시점에서는 진수희 씨의 말을 보다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를 전제하고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1. 그렇다면 진수희 씨는 대선을 불과 3개월 정도밖에 남겨두지 않은 이 시점에서 상대진영과의 투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한나라당 혁신부터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논리적 순서로서는 설령 그런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현실적 상황 속에서 과연 한나라당에 그럴 시간과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만약 그런 ‘구주류 혁신’을 감행했다고 가상할 때, “너 좀 죽어줘야겠다”는 요구 앞에서 “그래, 조용히 죽어주마” 하고 가만히 앉아서 사약을 고분고분 받아 마실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그럴 경우 한나라당은 대선에서 이기기 전에 당내 권력투쟁의 화염 속에서 공멸할지도 모를 일이다.

2. 또 하나는, 이명박 진영은 과연 ‘구주류’ 인사가 한 사람도 없이 ‘순혈(純血)의 비주류’ 일색인지 그것도 물어볼 만한 사항이다. 이름을 굳이 대고 싶지는 않지만, 누구누구가 소위 ‘민정계출신’인지는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3. 아울러, 진수희 씨가 말한 ‘비주류’가 만약 지난 세월 ‘산업화’에 저항했던 ‘민주화 운동’ 계열을 의미한다면(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물음은 그냥 사족(蛇足)으로 보아주면 되겠다), 그들이 오늘의 시점에서도 과연 새로운 시대정신을 체현한 새 사람들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도 새삼 돌아볼 일이다.

이른바 ‘민주화 운동’ 계열도 이제는 늙어가는 구세대요, 밑천을 다 드러낸 그렇고 그런 정치 사회 문화 권력이요, ‘선진화’ 이전 세대 아니던가? 특히 국회의원, 장관, 고급관료, 국영기업체 임원, 부정자금 수수의 경력을 두루 거친 운동권 출신들은 특히 “나는 새롭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듯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렇게 물으면 혹시 ‘박빠’라고 몰아칠까 보아 끝으로 한 마디 박근혜 씨 진영에도 던진다.

박근혜 씨나 그 추종자들도 이제는 “금배지 보장하라” “대권, 당권 분리 먼저” “토사구팽당할 게 뻔한데” 어쩌고 하며 “이명박을 돕느니 차라리 누구를 찍겠다” 운운하는 일부 자해적인 언동을 누르고, 공동의 주적이 누구인지부터 분명하게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친(親)김정일 정권이나 ‘위장 한반도기’ 정권이 설 경우에는 이명박 진영도 없고 박근혜 진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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