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탈 쓴 종북정당 대표 국회연설 듣고 있자니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7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한인권법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북한인권법 처리 요구에 응할 조짐을 보이자 ‘북한인권’의 ‘인’자도  거론하지 말라는 경고다. 야권연대하고 싶다면 한나라당과 섣불리 타협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조건을 달아 대화를 거부하는 일을 즉시 중단하라. 6·15 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 이제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가라”며 사실상 우리 정부의 선(先) 천안함·연평도 사과 요구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은 우리 정부의 입장과는 대척점, 북한 당국의 주장과는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게 우연의 일치일까? 그간 민노당이 보여온 행태를 보면 우연이 아닌 당연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민노당은 천안함 사건 때나 연평도 포격에 따른 민간인 희생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우리 정부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 대표는 앞서 진보신당과 통합논의 과정에서 북한 3대세습에 대한 입장에 대해 “‘분단의 이분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주장은 우리 사회에서 분단 논리와 통일논리가 대립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의 3대세습 비판은 분단 고착화 논리라는 것이다.


민주주의 정치이념을 표방하는 대한민국 정당이 전대미문의 3대세습 정권 출현을 비판하는 것이 분단논리라는 것은 자가당착의 전형이다. 민노당은 이명박 정부와 미국을 향해서는 사생결단의 자세를 보인다. 그러나 북한 3대세습에 대해서는 “평화통일에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북주의에 빠지면 이토록 사리 분간이 어려워지는 모양이다.


민노당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조선노동당 2중대’라는 평가는 색깔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무수하게 쌓인 종북 행태와 발언의 증거 목록은 민노당을 종북 확신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색깔론 주장은 누구 말대로 비겁한 변명이자 교묘한 희생양 행세에 불과하다.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된다는 이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북한을 자극하는 군사훈련도 중단해야 하고, 북한에게 가장 위협적 존재인 주한미군이 대한민국에 머물 이유가 없다. 또 휴전선에 배치된 우리 군은 어디까지 물러서야 할지 모르겠다. 실제 민노당은 그동안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민노당이 이런 종북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음에도 야권연대의 핵심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진보를 표방하며 다양한 노동, 농민, 여성단체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의 탈을 쓰면서 색깔론으로 보호막을 치고 있으니 국민들도 민노당을 사회적 약자의 대변인으로 착각하고 있다.


민노당은 원래 범PD계열 중심으로 창당했지만 자주파(NL, 민족해방) 계열이 당에 합류한 이후  2004년을 기점으로 PD(민중민주주의)계열을 역전해 당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NL을 무슨 학생운동 약자처럼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는 북한의 반제인민민주주의혁명 노선을 남한식 명칭(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 National Liberation People Democracy Revolution)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이런 혁명노선을 추구했던 사람들이 일언반구의 해명도 없이 원내에 진출해 정당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2월 분당사태 당시 북한과 연계해 활동한 당원 제명건을 NL계열 대의원들이 거부하자 한솥밥을 먹었던 PD계열 대의원들이 “주사파가 다 해먹어라”라고 말한 장면은 민노당의 종북성향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대선을 겨냥해 민노당까지 포함한 ‘묻지마 연대’를 추진한다면 사실상 느슨한 종북연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권연대를 위해서는 어떤 비난도 각오하기로 마음 먹은 것 같다. 대권에 눈이 먼 정치철새가 종북세력에 날개를 달아줄 모양이다.